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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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그치고 싶을 때 그치면 곧 끝맺을 수 있으나
끝날 때를 찾으면
시집 장가 다 보내도 일은 줄지 않고
스님 도사 좋다한들 마음 놓을 수가 없다.
옛사람이 말했다.
“지금 쉬면 곧 쉴 수 있지만, 끝날 때를 찾으면 끝날 때가 없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人肯當下休, 便當下了.
인긍당하휴, 변당하료.
若要尋個歇處, 則婚嫁雖完, 事亦不少. 僧道雖好, 心亦不了.
약요심개헐처, 즉혼가수완, 사역불소. 승도수호, 심역불료.
前人云 ; “如今休去便休去, 若覓了時無了時.” 見之卓矣.
전인운 ; “여금휴거변휴거, 약멱료시무료시.” 견지탁의.
<菜根譚채근담/明刻本명각본(萬曆本만력본)/後集후집>
✦ 당하[當下] 일이 있는 그 자리. 즉각. 바로.
✦ 약요[若要] 만일 ~이 필요하면. 만일 ~하려면.
✦ 혼가[婚嫁] 남자와 여자가 예를 갖추어 부부가 됨. 혼사(婚事). 시집 장가. 혼(婚)은 남자가 장가가는 것을, 가(嫁)는 여자가 시집가는 것을 말한다. 후한서(後漢書) 권113 향장열전(向長列傳)에 “향장(向長)의 자(字)는 자평(子平)이니, 하내(河内) 조가(朝歌) 사람이다. 은거하며 벼슬하지 않았고, 성품이 중화를 숭상했으며, 노자(老子)와 주역(周易)을 좋아하였다. …… 주역(周易)의 손괘(損卦)와 익괘(益卦)를 읽다가 탄식하며 말하기를 ‘내가 이미 부유함이 가난함만 못하고 존귀함이 비천함만 못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죽음이 사는 것과 비교할 때 어떠한지는 모르겠다.’라고 하였다. 건무 연간에 자녀들을 모두 성혼시키고 집안일을 모두 끊은 채 관여하지 않고, 마치 자신이 죽은 것과 같이 하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서로 잘 지내던 북해(北海) 금경(禽慶)과 함께 오악 명산을 두루 돌아다녔는데, 끝내 그 마지막을 알 수 없었다.[向長字子平, 河内朝歌人也. 隱居不仕, 性尚中和, 好通老易. …… 讀易至損益卦, 喟然歎曰, 吾已知富不如貧貴不如賤, 但未知死何如生耳, 建武中, 男女娶嫁既畢, 勅斷家事勿相關, 當如我死也. 於是, 遂肆意與同好北海禽慶, 俱遊五嶽名山, 竟不知所終.]”라고 하였다. 이 글의 소주에 “고사전에는 향장의 향이 상으로 되어 있다.[高士傳, 向字作尚.]”라고 하였다.
✦ 불료[不了] 다 ~해 낼 수는 없다. ~할 수 없다. 그렇게 될 수는 없다. ~할 수가 없다.
✦ 탁견[卓見] 뛰어난 의견이나 견해. 뛰어난 의견(意見)이나 견식(見識).
【譯文】 人可以立刻休止, 就應當立卽了結. 如果要尋找一個停歇去處, 那就像結婚嫁娶雖然完成, 以後事情也不會少. 僧侶道士雖然好當, 七情六欲也不會了卻. 古人說:“現在可以罷休去手就立卽趕緊罷休去手, 如果尋覓了卻時機就沒有了卻的時候了.” 這是極高明的見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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