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저 너머

  

사십여 년, 가끔 쓴 시들 중 덜 부끄러운 몇 편을 가려 ‘저 너머’로 엮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종이책전자잭

  


 

방안 가득 지나는 맑은 바람과

 

앉은자리 환히 비추는 달에

 

둘러앉은 모든 것이 본모습 드러내고,

 

한 줄기로 흐르는 계곡의 물과

 

하나로 산을 감싸는 구름에

 

이르는 걸음마다 오묘한 도리를 보네.

 

 

滿室淸風滿幾月, 坐中物物見天心.

만실청풍만궤월, 좌중물물견천심.

一溪流水一山雲, 行處時時觀妙道.

일계유수일산운, 행처시시관묘도.

 

<채근담菜根譚/건륭본乾隆本/한적閒適>

 

  • 청풍[淸風]  부드럽고 맑게 부는 바람. 맑고 시원한 바람. 두보(杜甫)의 시 사송(四松)에 “맑은 바람을 나를 위해 일으키니, 낯을 스치는 게 엷은 이슬 같구나.[淸風爲我起, 灑面若微霜.]”라고 하였다.
  • 물물[物物]  각종물품(各種物品). 각양사물(各樣事物).
  • 천심[天心]  하늘의 뜻. 하늘의 본 마음. 대자연의 진면목. 타고난 마음씨. 천의(天意). 본성(本性), 본심(本心). 서경(書經) 함유일덕(咸有一德)에 “이윤(伊尹)이 몸소 탕왕과 더불어 모두 일덕을 소유하여 능히 하늘의 마음에 합당하여 하늘의 밝은 명을 받았다.[惟尹 躬暨湯 咸有一徳 克享天心 受天明命]”라고 하였다. 또, 강절(康節) 소옹(邵雍)의 복괘시(復卦詩)에 “동짓날 자정에, 하늘의 마음은 변함없네. 하나의 양이 움직임을 시작할 때, 만물은 아직 생기기 전이라네.[冬至子之半, 天心無改移. 一陽初動處, 萬物未生時.]”라고 하였다. 또, 원(元)나라 장우(張宇)의 시 감회(感懷)에 “세상살이 양장처럼 험난하기 그지없고, 천심은 선비에게 드러내기 싫어하네.[世路羊腸劇險艱, 天心應厭著儒冠.]”하고 하였다. 유관(儒冠)은 선비를 가리킨다.
  • 행처[行處]  가는 곳곳. 도처(到處). 수처(隨處). 두보(杜甫)의 시(詩) 곡강(曲江)에 “술빚은 보통 가는 곳마다 있거니와, 인생의 칠십은 예로부터 드물다네.[酒債尋常行處有, 人生七十古來稀.]”라고 하였고, 위장(韋莊)의 시 탄락화(歎落花) “서시(西施)는 떠날 때는 소엽을 남기고, 사아가 가는 곳엔 금비녀 떨어지네.[西子去時遺笑靨, 謝娥行處落金鈿.]”라고 하였다. 소엽(笑靨)은 웃을 때 양쪽 뺨에 생기는 보조개로, 고대 부녀자들의 뺨 위에 붙이는 장식품이기도 하다. 사아(謝娥)는 사가(謝家)의 미녀(美女)이다.
  • 시시[時時]  지나가는 시각시각. 그때그때. 때때로. 가끔. 계절. 수시로. 상상(常常).
  • 묘도[妙道]  신묘(神妙)한 도(道). 정묘(精妙)한 도리(道理). 우주 자연의 오묘(奧妙)한 도. 심오(深奧)하고 미묘(微妙)한 도. 지도(至道). 참고로, 송(宋)나라 육유(陸遊)의 시 감회(感懷)에 “오묘한 도는 본시 저절로 얻어지고, 지극한 말은 처음부터 번거롭지 않다.[妙道本自得, 至言初不煩.]”라고 하였다. 불번(不煩)은 거슬리거나 번거롭지 않음을 이른다.
  • 도리[道理]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 사물(事物)의 정당한 이치(理致). 방도(方道)와 사리(事理). 모든 현상에 통하는 법칙. 모든 것에 두루 통하는 진리. 진리와 결합된 이론이나 증명. 타당한 이치.

 

【譯文】 物見天心 時觀妙道

充滿居室淸涼的風灑滿幾案的月光, 就坐其中各種物件顯現上天心意 ; 一泓澗溪流動的水盈滿山穀的浮雲, 行進之處時時刻刻見到精妙道理.

【注解】 幾 : (名)本義古人席地而坐時有靠背的坐具. 「說文」 “幾, 坐所以憑也.” 後專指有光滑平面·由腿或其它支撐物固定起來的小桌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