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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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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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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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맞는 것은 먼 데 있지 않고

 

정취를 얻는 것은 많은 데 있지 않다.

 

동이만 한 연못과 주먹만 한 돌 사이에도

 

뜻밖에 만리산천의 기세가 있고

 

한 두 마디의 짤막한 말 속에서

 

문득, 만고성현의 마음이 뚜렷이 드러난다.

 

이것이 고상한 사람의 안목이며

 

통달한 사람의 가슴 속이다.

 

 

會心不在遠, 得趣不在多.

회심부재원, 득취부재다.

盆池拳石間, 便居然有萬里山川之勢,

분지권석간, 변거연유만리산천지세,

片言隻語內, 便宛然見萬古聖賢之心,

편언척어내, 변완연현만고성현지심,

纔是高士的眼界, 達人的胸襟.

재시고사적안계, 달인적흉금.

 

<채근담菜根譚/건륭본乾隆本/한적閒適>

 

  • 회심[會心]  마음에 듦. 또는 그런 마음. 마음에 흐뭇하게 느낌. 마음에 흐뭇하게 들어맞음 또는 그런 상태의 마음. 마음이 합해지다. 마음을 알다. 이해하다. 깨닫다. 파악하다. 납득하다. 영오(領悟). 영회(領會).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 회일심최집이봉(晦日尋崔戢李封)에 “만년에 최이와의 사귐을 정하니, 마음 알아줌이 참으로 짝이 드물도다.[晩定崔李交, 會心眞罕儔.]”라고 하였다. 최이(崔李)는 두보가 만년에 사귄 친구 최집(崔戢)과 이봉(李封)을 가리킨다. 또, 세설신어(世說新語) 언어(言語)에, 간문제(簡文帝)가 화림원(華林園)에 들어가서 좌우를 돌아보며 “마음에 맞는 곳을 찾으려면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울창하게 우거진 이 수목 사이에 들어서니, 호량과 복수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저절로 든다.[會心處不必在遠 翳然林木 便自有濠濮間想也]”라고 말한 고사가 전한다.
  • 정취[情趣]  깊은 정서를 자아내는 흥취. 고요한 느낌이나 맛. 또는 고요 속의 흥취. 심미에 바탕을 둔 정서적 흥취. 정조(情調)와 흥취(興趣). 취향. 흥취. 성정(性情).
  • 거연[居然]  뜻밖에. 생각 밖에. 의외로. 확연히. 확실히. 분명히. 슬며시. 슬그머니. 쉽사리. 어느덧. 침착한 것. 주희(朱熹)의 시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 가운데 정사(精舍)에 “거문고와 책을 벗한 사십 년에, 몇 번이나 산중객이 되었던고? 하루에 띳집이 이루어지니, 어느덧 나의 천석이로다.[琴書四十年, 幾作山中客? 一日茅棟成, 居然我泉石.]”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 자경부봉선현영회(自京赴奉先縣詠懷)에 “문득 쇠락해져, 흰머리로 고단함을 달게 여기네.[居然成濩落 百首甘契濶]”라고 하였다.
  • 기세[氣勢]  기운(氣運)과 세력(勢力). 힘 있고 기운차게 뻗는 형세(形勢).
  • 형세[形勢]  사물(事物)의 형편(形便)과 세력(勢力). 생활(生活)의 경제적(經濟的) 상태(狀態). 풍수(風水) 지리(地理)에서 산(山)의 모양(模樣)과 지세(地勢).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이나 사정.
  • 편언[片言]  한 마디의 말. 간단(簡單)한 말. 한 쪽 사람이 하는 말. 편어. 척언(隻言). 한마디의 말. 논어(論語) 안연(顔淵)에서 공자가 “한마디 말로 옥사를 결단할 수 있는 자는 아마도 자로일 것이다.[片言可以折獄者, 其由也與!]”라고 하였다.
  • 척어[隻語]  한 마디 말. 짤막한 말. 아이들의 떠듬거리는 말.
  • 편언척어[片言隻語]  한두 마디의 간단한 말. 몇 마디의 토막말.
  • 완연[宛然]  분명한 모양. 또렷한 모양. 눈에 보이는 것처럼 아주 뚜렷함. 모양(模樣)이 서로 비슷함.
  • 고사[高士]  고결(高潔)한 인격을 지닌 선비. 뜻이 높고 세속에 때 묻지 않은 사람. 뜻이 크고 세속에 물들지 아니한 은거지사. 벼슬을 하지 않는 뛰어난 사람.
  • 안계[眼界]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범위(範圍). 눈과 눈이 보는 대상 그리고 안식(眼識)이 서로 도와서 형성하는 세계. 시계. 시야. 견문. 식견.
  • 안목[眼目]  사물의 좋고 나쁨 또는 진위나 가치를 분별하는 능력. 사물을 보아서 알고 분별하는 견식.
  • 달인[達人]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 속이 넓고 호방한 사람. 사리에 통달한 사람. 활달하고 호방한 사람. 한(漢)나라 가의(賈誼)의 복조부(鵩鳥賦)에 “작은 지혜는 스스로 사사로이 여겨서 상대는 천하게 보고 나 자신은 귀하게 여기나, 통달한 사람은 대관하여 누구에게든 불가할 게 없다네.[小智自私兮, 賤彼貴我. 達人大觀兮, 物無不可.]”라고 하였다.
  • 흉금[胸襟]  앞가슴의 옷깃. 가슴 속에 품은 생각.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마음속에 품은 생각. 옷의 가슴자락. 포부.

 

【譯文】 小景大勢, 只語聖心.

領會景色不在於遠近, 獲得樂趣不在於多少. 盆盞池水拳掌石頭之間, 就顯然具有萬裏山巒河川的氣勢, 簡短文字些許語言之內, 就仿佛見到萬代聖哲賢達的心懷, 這才是高尙人士的眼界, 豁達人士的胸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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