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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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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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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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리는 꽃잎과 지는 버들솜으로

 

자리를 모으는 것은

 

산림에 수놓은 비단자리를 깔고 앉음이요.

 

하얀 눈과 맑은 얼음을

 

화롯불에 녹이는 것은

 

천상의 영롱한 액체정수를 달이는 것이다.

 

 

席擁飛花落絮, 坐林中錦繡團裀.

석옹비화낙서, 좌림중금수단인.

爐烹白雪淸冰, 熬天上玲瓏液髓.

노팽백설청빙, 오천상영롱액수.

 

<채근담菜根譚/건륭본乾隆本/한적閒適>

 

  • 유서[柳絮]  버들개지. 버들솜. 버드나무의 꽃이삭이 피어서 날리는 가벼운 솜털. 당나라 두보(杜甫)의 시 절구만흥(絶句漫興)에 “미친 버들개지는 바람 따라 춤을 추고, 경박한 복사꽃은 물을 따라 흐르누나.[顚狂柳絮隨風舞, 輕薄桃花逐水流.]”라고 하였다. <全唐詩 卷227 絶句漫興九首> 또, 세설신어(世說新語) 언어(言語)에 “사태부[사안謝安]가 찬 눈이 내리는 날 안채에 모여 있을 때 아녀들과 문의에 대해 강론했다. 이윽고 눈발이 쏟아지자, 공이 기뻐하며 ‘무엇과 같으냐?’라고 물으니, 조카 호아가 ‘공중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비슷하다.’라고 했다. 질녀 사도온(謝道韞)이 ‘버들솜이 바람에 일어난다는 것보다 못하다.’라고 하니, 사안이 크게 기뻐했다.[謝太傅 寒雪日內集 與兒女講論文義 俄而雪驟 公欣然曰 白雪紛紛何所似 兄子胡兒曰 撒鹽空中皆可擬 兄女曰 未若柳絮因風起 公大笑樂]”라고 하였다.
  • 금수[錦繡]  수를 놓은 비단(緋緞). 또는 화려(華麗)한 옷이나 직물(織物). 이백(李白)의 시 송종제영문서(送從弟令問序)에 “자운선 아우가 일찍이 술에 취하여 나를 보고 말하기를 ‘형의 심간 오장은 모두가 수놓은 비단이란 말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입만 열면 글을 이루고 붓만 휘두르면 안개처럼 쏟아져 나온단 말입니까?’라고 하였다.[紫雲仙季常醉目吾曰 兄心肝五臟 皆錦繡耶 不然何開口成文 揮翰霧散]”라고 하였다. 또, 회남자(淮南子) 11권 제속훈(齊俗訓)에 “비단에 붉은 실로 수를 놓는 것은 여공(女工)을 해치는 것이다.[錦繡纂組 害女工者也]”라고 하였다.
  • 단인[團裀]  둥그런 요. 둥근 방석(方席). 둥근 자리.
  • 방석[方席]  밑이 배기거나 바닥이 찰 때 깔고 앉는 작은 자리.
  • 영롱[玲瓏]  아름답게 빛남. 낭랑함. 구슬이 부딪치는 맑은 소리. 아주 빛이 나고 아름다운 모습. 물건이 정교(精巧)하고 아름답다. 사람이 영리하고 민첩하다. 눈부시게 찬란하다.
  • 액수[液髓]  액체정수(液體精髓).
  • 골수[骨髓]  물질의 중심에 있어 굳기름처럼 응고된 것. 뼈의 내강(內腔)에 차 있는 누른빛 또는 붉은빛의 연한 조직. 마음속. 요점(要點) 또는 골자(骨子).
  • 정수[精髓]  뼈 속에 있는 골. 사물의 가장 중심이 되는 알자 또는 요점.
  • 진액[津液]  생물의 몸 안이나 줄기·뿌리·열매 등의 안에 생명 현상으로서 생기거나 흐르는 액체. 수액·체액 따위. 장부(臟腑)의 작용으로 몸 안에 만들어진 영양물질. 약물이나 식품의 유효 성분을 추출하여 농축한 물질. 재료를 진하게 또는 바짝 졸인 액체.

 

【譯文】 席擁錦繡, 爐烹液髓.

席地擁抱飛舞的落花飄落的柳絮, 坐在樹林中花團錦簇地團欒裀褥 ; 爐火烹煮潔白的霰雪淸澈的冰淩, 熬煉天空中玲瓏剔透的液體精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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