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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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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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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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쓰니

흰 구름이 찾아와

겨우 시작하려는 공부에

문득 장애가 생기고

연못을 파니

밝은 달이 들어와

잘 비워진 공간이

저절로 빛을 발하는구나.

 

掃地白雲來, 纔着工夫便起障.

소지백운래, 재착공부변기장.

鑿池明月入, 能空境界自生明.

착지명월입, 능공경계자생명.

 

<채근담菜根譚/건륭본乾隆本/한적閒適>

 

  • 경계[境界]  사물이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나누어지는 한계. 일이나 물건이 어떤 표준 아래 맞닿은 자리. 인과(因果) 이치(理致)에 따라서 스스로 받는 경우. 일정한 기준에 의해 분간되는 한계(限界).
  • 허실생백[虛室生白]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에 “저 텅 빈 것을 보라.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방이 환히 밝지 않은가. 길상(吉祥)도 여기에 머무는 것이다.[瞻彼闋者 虛室生白 吉祥止止]”라고 보이는데, 사마표(司馬彪)는 석문(釋文)에서 “결(闋)은 텅 빔이며 실(室)은 마음을 비유(比喩)한 것이다. 마음이 능히 공허(空虛)해지면 순백(純白)이 생기는 것이다.[闋空也 室比喩心 能空虛 則純白獨生也]”라고 주(注)하였다.
  • 허즉생명[虛則生明]  근사록(近思錄) 권4 존양류(存養類)에 “정(靜)할 때에 마음에 보존하고 있는 것이 순일(純一)하면 인욕(人欲)이 사라져 없어지므로 비워지니, 비면 밝음이 생겨 천하(天下)의 이치를 통달하고, 동(動)할 때에 마음에 보존하고 있는 것이 순일(純一)하면 천리(天理)가 유행(流行)하므로 곧아지니, 곧으면 크게 공정(公正)하여 천하(天下)의 일을 두루 할 수 있을 것이다.[靜而所存者一 人欲消盡 故虛 虛則生明 而能通天下之理 動而所存者一 天理流行 故直 直則大公 而能周天下之務]”라고 한 데서 보인다.

 

【譯文】 打掃地面白色的雲到來, 剛剛下點工夫馬上產生魔障. 開鑿池塘明朗月亮映人, 能夠空明境界自然產生明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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