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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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귀신을 그리는 것이 쉽다
- 한비자 제32편 외저설(좌상) [204] -
주왕을 위해서 채찍에 그림을 그린 나그네가 있었다. 3년만에 완성되었는데 주왕이 그것을 보니 옻칠한 채찍과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에 크게 노하였다. 그 나그네가 이렇게 말하였다.
“높이 두 길의 담을 쌓으시고 그곳에 여덟 자 폭의 창문을 내어 해 뜰 무렵이 되거든 이 채찍을 창문에 비추어 보십시오.”
주왕은 나그네가 시키는 대로 만들어 채찍에 그린 무늬를 보았더니, 그것은 용, 금수, 거마의 모양을 하고 있어 만물이 모조리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에 주왕은 무척 기뻐하였다.
이 채찍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미묘하고 어려운 일이기는 했지만 실용적인 면으로 볼 때에는 옻칠한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제나라 왕을 위하여 그림을 그리는 나그네가 있었는데 제왕이 이렇게 물었다.
“어떤 것이 가장 그리기 어려운가.”
나그네가 대답하였다.
“개나 말이 가장 어렵습니다.”
왕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무엇이 가장 그리기 쉬운가.”
나그네가 대답하였다.
“귀신을 그리기가 가장 쉽습니다. 개나 말 따위는 누구나 아침저녁으로 보고 있는 짐승이기 때문에 꼭 그대로 그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귀신은 형체가 눈에 뜨이지 않으므로 아무렇게나 그려도 되니 아주 쉽습니다.”
- 韓非子 第32篇 外儲說(左上) [204] -
客有爲周君畫莢者, 三年而成. 君觀之, 與髹莢者同狀. 周君大怒. 畫莢者曰:「築十版之牆, 鑿八尺之牖, 而以日始出時加之其上而觀.」 周君爲之, 望見其狀, 盡成龍蛇禽獸車馬, 萬物之狀備具. 周君大悅. 此策之功非不微難也, 然其用與素髹莢同.
客有爲齊王畫者, 齊王問曰:「畫孰最難者?」 曰:「犬馬最難.」 「孰易者?」 曰:「鬼魅最易.」 夫犬馬, 人所知也, 旦暮罄於前, 不可類之, 故難. 鬼魅, 無形者, 不罄於前, 故易之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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