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
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흐르는 것이 인생이다
- 열자;제6편 역명[11]-
제나라의 경공이 신하들을 데리고 임치골에 있는 우산으로 놀러 갔다.
북쪽으로 멀리 왕성을 바라보다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아름답구나! 우리나라여. 금수강산이로구나. 수목이 울울창창하구나. 내가 이 나라 이 강토를 버리고 늙어 죽다니, 참으로 애석하구나. 옛날부터 사람이 한번 이 세상에 나면 죽지 않는 사람이 없었으니 나도 죽으면 이 나라를 버리고 어디로 가겠는가.”
이 때 임금을 따라왔던 신하 가운데 사공, 양구거 두 사람이 임금을 따라 울며 말했다.
“저희 신하들은 임금님의 은덕을 입어, 비록 변변치 않은 나물밥과 고깃국이라도 먹을 수 있고, 여윈 말과 허름한 수레라도 타고 다니는 하급관리일망정 죽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더욱이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시는 우리 임금님이야 더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 때 임금 곁에 서 있던 안자가 이 광경을 보고 있다가 혼자 웃었다.
임금은 눈물을 닦고 안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내 나이 이미 늙어 얼마 안 있다가 죽을 몸이라 이렇게 놀이를 왔다가 아름다운 강산을 바라보고 자연히 설움이 북받쳐 울게 되었다. 또 내 곁에 있던 두 신하도 공감하여 같이 울고 있는데 그대는 어찌 혼자 웃고 있는가.”
안자가 대답했다.
“임금께서 나이가 많아 돌아가실 것을 생각하시고 의젓하지 못하게 우시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습니다. 왜냐하면 이 제나라를 한 사람의 어지신 임금님만이 죽지 않고 언제까지나 지키고 계시다면 옛날 어지신 태공과 환공 두 임금만이 이 나라를 아직까지 지키고 있었을 것입니다. 또 용맹스런 한 임금만이 죽지 않고 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면 용맹스런 장공과 영공 두 임금만이 아직까지 이 나라를 지키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몇 명의 임금만이 죽지 않고 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면 지금 여기 계시는 임금께서는 오늘날 임금의 자리에 있지 못하고 아마 농부가 되어 밀짚모자를 쓰고 논밭 가운데 서 계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농사일만 생각하고 계실 테니 어느 틈에 죽음을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옛날 그 임금들이 돌아가시고 안 계시기 때문에 그 임금 자리가 전해지고 또 전해져 지금 임금께서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임금께서는 혼자만 늙지 않고 오래 사시어 이 나라를 영원히 지키지 못함을 생각하시고 눈물을 흘리시니 이것은 옳지 못한 생각이십니다. 저는 의젓하지 못한 임금님과 아첨하는 신하를 보았기 때문에 저 혼자 가만히 웃었던 것입니다.”
경공은 이 말을 듣고 심히 부끄러웠다. 경공은 잠깐 자기가 어리석었던 것을 뉘우치고 술잔을 들어 벌주로 한 잔 마시고, 또 같이 울었던 두 신하에게도 벌주를 두 잔씩 권했다.
- 列子;第6篇 力命[11]-
齊景公遊於牛山, 北臨其國城而流涕曰:「美哉國乎!鬱鬱芊芊, 若何滴滴去此國而死乎? 使古無死者, 寡人將去斯而之何?」 史孔‧梁丘據皆從而泣曰:「臣賴君之賜, 疏食惡肉, 可得而食, 怒馬稜車, 可得而乘也, 且猶不欲死, 而况吾君乎?」 晏子獨笑於旁. 公雪涕而顧晏子曰:「寡人今日之遊悲. 孔與據皆從寡人而泣, 子之獨笑, 何也?」 晏子對曰:「使賢者常守之, 則太公‧桓公將常守之矣; 使有勇者而常守之, 則莊公‧靈公將常守之矣. 數君者將守之, 吾君方將被簑笠而立乎畎畝之中, 唯事之恤, 行假念死乎? 則吾君又安得此位而立焉? 以其迭處之, 迭去之, 至於君也, 而獨爲之流涕, 是不仁也. 見不仁之君, 見諂諛之臣; 臣見此二者, 臣之所爲獨竊笑也.」 景公慙焉, 擧觴自罰; 罰二臣者, 各二觴焉.
'옛글[古典]산책 > 열자[列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난도 사치도 부자연한 것이다/열자/양주/ (0) | 2020.04.01 |
---|---|
청렴과 정절도 욕심의 한 형태이다/열자/양주/ (0) | 2020.03.30 |
살아서는 다르지만 죽으면 다 같다/열자/양주/ (0) | 2020.03.30 |
명과 실이 일치되는 것이 진리이다/열자/양주/ (0) | 2020.03.30 |
삶과 죽음은 모두 자연이다/열자/역명/ (0) | 2020.03.30 |
성공과 실패는 모두 자연의 섭리이다/열자/역명/ (0) | 2020.03.27 |
인간은 서로 다르면서도 조화하며 살아간다/열자/역명/ (0) | 2020.03.27 |
무엇을 슬퍼하고 무엇을 즐거워하랴/열자/역명/ (0) | 2020.03.27 |
죽고 사는 것은 마음대로 할 수 없다/열자/역명/ (0) | 2020.03.25 |
살고 죽는 것은 자연에 따른 것이다/열자/역명/ (0) | 2020.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