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종이책전자책

 

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반응형

 

어머니와 자라

 

산골 고향집 옆 개울 웅덩이

자라 한 마리가 있더랍니다

쬐그만 자라가 있더랍니다

어디서 왔는지 언제 왔는지

어느 날 눈에 띄더랍니다.

 

햇살이 따스한 오후쯤이면

머리 내밀고 햇볕 쬐다가

어머니 발소리에 숨어버리고

그대로 가만히 앉아 계시면

잔자갈 틈으로 머리 내밀고

빤히 어머니를 바라보더라는

 

우리 자식들 잘들 있다니

어째 하나도 소식 없다니

 

어머니가 한 마디쯤 말을 건넸을

몇 마디쯤 말귀를 알아들었을

그 놈이 어느 날 없더랍니다

온 개울을 다 뒤져도 없더랍니다.

 

바람은 빈 가지에 찢기어 울고

가랑잎 이리저리 흩날리는데

 

뭐라 물어 갔나

오디 갔다니

 

오랜만에 찾아 본 고향 모습이

개울가에 앉아 계신 그 뒷모습이

혼자 두런거리시던 그 목소리가

돌아오는 내내 눈에 밟혔습니다

살아오는 내내 귀에 맴을 돕니다.

 

- 안상길 -

  

반응형

'하늘구경 > 졸시[拙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 둥지  (0) 2013.10.06
취몽醉夢  (0) 2013.10.06
화분 그 후  (0) 2013.10.06
가는 봄  (0) 2013.10.06
함박눈  (0) 2013.10.06
짝별  (0) 2013.10.06
인생이란  (0) 2013.10.06
벚꽃  (0) 2013.10.06
  (0) 2013.10.06
바람부는 날  (0) 2013.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