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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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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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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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차라리 반쪽은 가리고 살자

떳떳한 얼굴이 부끄러워서

검치른 머리카락 길게 길러서

바람에 날리며 가리고 살자

바람이 부는 대로 가리고 살자

한 쪽은 웃고, 한 쪽은 우는

나의 한 얼굴, 나의 얼굴들

이것은 누구이고

이 건 또 누구인가

거울을 깨기엔 더욱 부끄러

차라리 반쪽은 가려버리자

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든지

차라리 반쪽은 가리고 살자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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