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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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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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달은 하늘에 잠기어 있고
산은 제 그림자 깔고 앉았다
산과 달이 마주 앉아서
달은 구름에 얼굴을 씻고
산은 골안개에 발을 씻는다.
나는 내 그림자 깔고 앉아서
옆도 앞도 비워 놓았다.
산과 달을 같이 보다가
깔고 앉은 그림자가 안쓰러워서
슬며시 일어나니 밟히어 있네
밟힌 그림자가 안쓰러워서
걸어도걸어도 앞에 누웠네
걸어도걸어도 뒤에 누웠네
달은 기울어도 자리는 비어
그림자 밟으며 집으로 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자갈길에는
산 그림자 반만 드리워
자갈에 차이며 걸어서 온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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