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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집 을 냈 습 니 다 |
안상길 시집
저 너머
사십여 년, 가끔 쓴 시들 중 덜 부끄러운 몇 편을 가려 ‘저 너머’로 엮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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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언덕에 앉아
기다리다가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다가
산모퉁이 돌아오는
자전거를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반가운 빨간 자전거가
그대로 산모퉁이 돌아갈 때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었다.
오지 않을 편지를 기다리는 건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쓰고 있는 것
해는 기울어 노을 걸리고
산모퉁이 돌아난 뱀 같은 길을
바람처럼 누가 걸어 와 줄까.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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