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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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외형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
- 열자 : 제8편 설부[16]-
진나라의 목공이 자기 밑에서 좋은 말을 잘 감별하던 백락을 불러놓고 말했다.
“그대가 지금까지 좋은 말을 잘 골라주어 고마웠는데 이제 그대의 나이도 많이 늙었으니, 그대의 후계자가 있어야 하겠소. 혹시 그대와 성이 같은 사람 가운데 그대를 대신할 만한 사람이 있겠소?”
백락이 말했다.
“보통의 좋은 말 같으면 그 생긴 모습이나 골격을 보고서 알아낼 수 있지만, 천하의 명마는 형체나 골격이나 털빛만 가지고는 쉽게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그런 말은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알 듯 모를 듯 긴가민가하고, 또 너무 빨리 달아나서 남긴 발자국조차 볼 수가 없으니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제 아들녀석들은 본래 재주가 떨어져서 보통의 좋은 말은 알아볼 수가 있지만 천하의 명마는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저의 친구 가운데 저와 같이 새끼줄을 어깨에 메고 나무를 하러 다니던 나무꾼이 하나 있는데, 그 사람의 이름은 구방고라 합니다. 그 사람이 말에 대해서는 저보다 훨씬 많이 압니다. 한번 만나 보십시오.”
목공은 그 말대로 만나보고, 곧 가서 말을 구해오라고 했다. 석 달만에 그는 돌아와서 임금에게 말했다.
“발견했습니다. 그 말은 사구라는 곳에 있습니다.”
“어떤 말인가?”
“암말인데 털빛은 누런빛입니다.”
목공은 곧 사람을 보내어 그곳에 가서 보고오라고 했다.
목공이 보고 온 사람을 통해 말을 들으니 암말이 아니고 숫말인데, 털빛도 누런빛이 아니고 검은 빛이라고 했다. 목공은 그 사람을 추천했던 백락을 불러 물었다.
“이번 일은 실패했소. 그대의 말을 듣고 말을 구해오라고 보냈던 사람이 말의 털빛이 누런지 검은지 조차 구별할 줄 모르고, 또 암말인지 숫말인지도 모르니 그런 사람이 말이 좋고 나쁜지를 알겠소.”
백락은 깊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 그 사람이 그런 경지에까지 도달했던가. 이것이 바로 저 같은 사람은 천만 명을 갖다 놓아도 그를 능가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구방고와 같은 사람은 말의 형체와 골격과 털빛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말의 기상을 봅니다. 그는 말의 정기를 보았고 그 형체를 잊어버렸으며, 말의 내면을 보았고 외면은 잊었으며, 말의 볼 것은 보았고 보지 않아도 될 점은 보지 않았으며, 살펴보아야 할 것은 보았고 보지 않아도 될 점은 보지 않았습니다. 구방고와 같은 사람은 말의 상을 보는 것보다 더 귀중한 그 무엇이 있는가 합니다.”
이렇게 목왕과 백락이 서로 묻고 답하는 사이에 그 털빛이 까만 말이 도착했다. 그것은 과연 천하에 첫째가는 명마였다.
- 列子 : 第8篇 說符[16]-
秦穆公謂伯樂曰:「子之年長矣, 子姓有可使求馬者乎?」 伯樂對曰:「良馬, 可形容筋骨相也. 天下之馬者, 若滅若沒, 若亡若失, 若此者絶塵弭. 臣之子皆下才也, 可告以良馬, 不可告以天下之馬也. 臣有所與共擔纏薪菜者, 有九方皐, 此其於馬, 非臣之下也. 請見之.」 穆公見之, 使行求馬. 三月而反, 報曰:「已得之矣, 在沙丘.」 穆公曰:「何馬也?」 對曰:「牝而黃.」 使人往取之, 牡而驪. 穆公不說, 召伯樂而謂之曰:「敗矣, 子所使求馬者!色物‧牝牡尙弗能知, 又何馬之能知也?」 伯樂喟然太息曰:「一至於此乎!是乃其所以千萬臣而無數者也. 若臯之所觀, 天機也, 得其精而忘其麤, 在其內而忘其外; 見其所見, 不見其所不見; 視其所視, 而遺其所不視. 若皐之相馬, 乃有貴乎馬者也.」 馬至, 果天下之馬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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