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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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도둑의 밥. 결벽에 죽다
- 열자 : 제8편 설부[21]-
동방에 원정목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곳을 가던 중에 굶주림으로 길에 쓰러졌다. 호보 땅에 사는 구라는 도둑이 이를 보고, 호리병을 내려 밥물을 마시게 해주었다. 원정목은 세 번을 마시고 나서야 정신이 나서 사람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그 도둑에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호보 땅에 사는 사람인데, 이름은 구라 합니다.”
“아니! 그러면 당신은 그 유명한 도둑이 아닙니까. 어째서 나에게 먹을 것을 주었습니까? 나는 의리상 당신과 같은 도둑의 음식물은 먹지 못하겠습니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땅을 짚고 먹었던 것을 토해버리려 애썼으나 나오지 않았다. 왝왝 거리며 일부러 헛구역질을 몹시 하다가 그만 땅에 엎어져 죽고 말았다.
호보 땅에 사는 사람은 도둑이지만 음식물은 도둑이 아니다. 사람이 도둑이라고 그 음식물까지 도둑이라 여겨 구태여 먹지 않으려 했으니, 이것은 명분과 실리에 어긋난 것이다.
- 列子 : 第8篇 說符[21]-
東方有人焉, 曰爰旌目, 將有適也, 而餓於道. 狐父之盜曰丘, 見而下壺餐以餔之. 爰旌目三餔而後能視, 曰:「子何爲者也?」 曰:「我狐父之人丘也.」 爰旌目曰:「譆! 汝非盜耶? 胡爲而食我? 吾義不食子之食也.」 兩手據地而歐之, 不出, 喀喀然遂伏而死. 狐父之人則盜矣, 而食非盜也. 以人之盜, 因謂食爲盜, 而不敢食, 是失名實者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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