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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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감각을 뛰어 넘는 지식
- 열자;제4편 중니[2]-
진나라의 대부가 노나라에 초빙되어 갔다가 사적으로 숙손씨를 만났다.
숙손씨가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성인이 한 분 계십니다.”
진나라의 대부가 물었다.
“공구라는 사람이 아닙니까?”
숙손씨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대부가 말했다.
“어떻게 그 사람이 성인인지 아십니까?”
숙손씨가 말했다.
“내가 항상 그의 제자 안회에게 말을 듣는데, 공구는 자기의 사심을 버리고 그저 자연히 태어난 제 형체대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대부가 말했다.
“우리나라에도 성인이 한 분 계십니다. 당신은 아직 모르고 계십니까?”
순손씨가 물었다.
“누구를 성인이라 하십니까?”
대부가 말했다.
“노담의 제자 항창자입니다. 그는 노담의 도를 체득하여 귀로 보고 눈으로 들을 수 있다 합니다.”
노나라 임금이 이 말을 듣고 크게 놀라 자기 신하 중 가장 지위가 높은 상경벼슬을 하는 사람을 시켜 후한 예물을 가지고 가서 그를 불러오게 하였다. 항창자는 초빙을 받고 노나라 임금에게 갔다. 임금은 겸손한 말로 대부가 한 말에 대해서 물었다.
항창자가 대답했다.
“그것은 중간에서 전하는 사람의 망령된 말입니다. 저는 다만 귀와 눈을 사용하지 않고도 듣고 볼 수 있을 뿐입니다. 귀와 눈의 작용을 바꾸어 놓을 수는 없습니다.”
임금이 말했다.
“그 얘기가 더욱 이상합니다. 그 방법은 무엇입니까. 듣고 싶습니다.”
항창자가 말했다.
“나의 몸은 나의 마음과 합하고, 나의 마음은 나의 기운과 합하고, 나의 기운은 나의 정신과 합하고, 나의 정신은 무(無), 곧 도와 합합니다. 나의 정신 작용은 현상계에 하나하나 흩어져 있는 모든 유(有), 곧 조그만 사물이든지, 아주 극히 작은 소리든지, 또는 멀리 우주 밖이나 가까이 눈썹 안에 있는 물건까지도 나에게로 와서 접촉하는 모든 것을 나는 반드시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나의 이목구비와 사지의 감각작용이나 또는 마음과 배속에 있는 오장육부의 지각운동으로 아는 것이 아니고 다만 저 스스로 자연히 알뿐입니다.”
노나라 임금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 다른 어떤 날 이 말을 공자에게 하니, 공자는 다만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列子;第4篇 仲尼[2]-
陳大夫聘魯, 私見叔孫氏. 叔孫曰:「吾國有聖人.」 曰:「非孔丘邪?」 曰:「是也.」 「何以知其聖乎?」 叔孫氏曰:「吾常聞之顔回, 曰:‘孔丘能廢心而用形.’」 陳大夫曰:「吾國亦有聖人, 子弗知乎?」 曰:「聖人孰謂?」 曰:「老聃之弟子, 有亢倉子者, 得聃之道, 能以耳視而目聽.」 魯侯聞之大驚, 使上卿厚禮而致之. 亢倉子應聘而至. 魯侯卑辭請問之. 亢倉之曰:「傳之者妄. 我能視聽不用耳目, 不能易耳目之用.」 魯侯曰:「此增異矣. 其道奈何? 寡人終願聞之.」 亢倉子曰:「我體合於心, 心合於氣, 氣合於神, 神合於無. 其有介然之有, 唯然之音, 雖遠在八荒之外, 逝在眉睫之內, 來干我者, 我必知之. 乃不知是我七孔四支之所覺, 心腹六藏之知, 其自知而已矣.」 魯侯大悅. 他日以告仲尼, 仲尼笑而不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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