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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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모든 사람들이 제 정신이 아니다
- 열자;제3편 주목왕[8]-
진나라 사람 방씨에게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그 아들은 소년 시절에는 보통 아이들 보다 지혜가 많았었다. 그러나 자라서 청년이 되면서부터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꼭 사물을 착각하는 병에 걸린 것 같았다. 노래를 듣고는 곡을 한다고 하고, 흰 것을 보고는 검다고 하고, 향기를 맡고는 썩은 냄새라 하고, 단 것을 맛보고는 쓰다 하고, 자기가 그른 행동을 하고서는 옳다고 하였다. 그의 생각이 미치는 곳에는 천지사방 무슨 물건이든지, 예를 들어 물과 불 또는 추위와 더위를 다 착각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웃집에 사는 양씨가 그 아버지 방씨를 동정하며 말하였다.
“노나라의 군자들은 학술과 재능이 많으므로 무슨 병이든 잘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째서 지금까지 당신의 아들을 위하여 그들을 찾아보지 않고 있습니까?”
그의 아버지 방씨는 그 말을 듣고 노나라로 가는 도중에 진나라를 지나다가 우연히 노담을 길에서 만났다. 그는 노담에게 자기 아들의 병 증세를 일일이 말하였다.
노담이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당신의 아들이 사물에 대하여 착각을 하고 있는 지 어떻게 아십니까? 지금 세상 사람들이 모두 옳고 그른 것에 마음이 현혹되고, 이해관계에 눈이 어두워져서 당신 아들과 같은 병에 걸린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본래부터 제 정신으로 깨어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뿐 아니라 한 개인이 사물에 대한 착각을 한다고 해서 한 집안을 망칠 수 없고, 한 집안 사람들이 사물에 대해 착각을 한다고 해서 한 마을을 망칠 수 없고, 한 마을 사람들이 사물에 대한 착각을 한다고 해서 한 나라를 망칠 수 없고, 한 나라 사람들이 사물에 대해 착각을 한다고 해서 온 천하를 망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지금 온 천하 사람들이 다 정신이 돌아서 사물에 대한 착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누가 당신의 아들만을 그르다고 하겠습니까. 당신이 먼저 온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당신 아들의 마음과 같이 만들어 놓으면 세상 사람들은 도리어 당신을 사물에 대해 착각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의 슬픔과 즐거움과 소리와 빛깔과 냄새와 맛과 옳은 것과 그른 것에 대한 착각을 누가 바로 잡을 수 있겠습니까. 그 뿐만 아니라 또 내가 말하는 것은 반드시 사물에 대한 착각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물며 노나라의 군자들은 인의에 미혹되어 사물에 대한 착각을 하는 사람들이니 어떻게 사물에 대한 남의 착각을 바로잡을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노나라에 가느라 가지고 온 양식이 다 떨어지기 전에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 것만 못할 것입니다.”
- 列子;第3篇 周穆王[8]-
秦人逄氏有子, 少而惠, 及壯而有迷罔之疾. 聞歌以爲哭, 視白以爲黑, 饗香以爲朽, 嘗甘以爲苦, 行非以爲是. 意之所之, 天地四方水火寒暑, 無不倒錯者焉. 楊氏告其父曰:「魯之君子多術藝, 將能已乎? 汝奚不訪焉. ?」 其父之魯, 過陳, 遇老聃, 因告其子之證. 老聃曰:「汝庸知汝子之迷乎? 今天下之人, 皆惑於是非, 昏於利害. 同疾者多, 固莫有覺者. 且一身之迷, 不足傾一家; 一家之迷, 不足傾一鄕; 一鄕之迷, 不足傾一國; 一國之迷, 不足傾天下; 天下盡迷, 孰傾之哉? 向使天下之人, 其心盡如汝子, 汝則反迷矣. 哀樂聲色臭味是非, 孰能正之? 且吾之言未必非迷, 而況魯之君子, 迷之郵者, 焉能解人之迷哉? 榮汝之糧, 不若遄歸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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