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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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진나라 말기, 범양에 말재주 좋기로 이름난 괴통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때, 진나라 조정에 반항하여 농민 봉기를 일으킨 진승의 부하인 무신이라는 사람이 원래 조나라 땅이었던 지역의 대부분을 수습하고, 범양을 향해 압박해 들어오고 있었다.
이때, 괴통은 범양 현령인 서공을 만나러 가서 ‘죽게 되지만 죽음을 면하게 되리라.’라고 말했다.
서공은 영문을 알 수는 없었지만, 괴통의 말에 까닭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 예를 갖추고 몇 가지를 물었다.
“제가 죽게 되리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현령이 되신 지 이미 10년이 넘었으니, 그간에 얼마나 많은 아버지들의 자식들을 죽였으며, 또 얼마나 많은 자식들의 아버지를 죽였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과 발을 잘랐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글자를 새겨 넣었겠습니까? 사실, 사람들이 복수를 하고자 한다면 한 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다만 그들은 진나라의 법률을 두려워 할 뿐입니다. 이제, 천하에 대란이 일어났으니, 어떠한 형법도 모두 소용이 없으며, 현령의 배에 당장 칼이 날아오지 않겠습니까?”
현령은 다급하게 물었다.
“그렇다면 내가 죽음을 면하겠다고 말했던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무신이 저의 이름을 들었던지, 저에게 사람을 보내 저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저는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인데, 현령을 대신하여 그에게 ‘만일 범양을 공격하여 항복을 받고 현령을 소홀하게 대접한다면 다른 지방의 현령들도 항복하면 손해라고 생각하여, 모두 반드시 군비를 충실히 하여 쇠로 만든 성에 끓는 물로 연못을 만들어 방어를 할 것이니, 그렇게 되면 공격을 할 수 없을 것이오. 그러니 범양의 현령을 후하게 받아들이고, 각지에 사자를 보내십시오. 그러면 다른 곳의 현령들도 이를 보고 모두 싸우지 않고 항복할 것입니다.’라고 말할 생각입니다.”
서공은 괴통의 말에 매우 기뻐하며 그 자리에서 마차를 내주자, 괴통에게 무신을 만나러 갔다. 무신은 괴통의 건의를 받아 들여 서공을 죽이지 않았다.
<漢書한서 / 列傳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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