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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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진나라에 우스운 이야기를 잘하는 우전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키는 아주 작았지만, 그가 하는 우스운 말 가운데에는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주는 도리가 들어 있었으므로 진시황도 그를 좋아하였다.
하루는 황궁에서 문무백관들이 참석한 연회가 열렸는데, 때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황제와 대신들이 실내에서 연회를 즐기고 있는 동안, 경비를 맡은 군인들은 모두 비에 젖어 추위에 떨고 있었다.
우전은 그들을 불쌍하게 생각하여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가 경비병들에게 쉬고 싶은지를 묻자, 그들은 우전에게 무슨 방법이라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대답하였다.
“무척 쉬고 싶습니다만, 무슨 수가 있겠습니까?”
우전은 그들을 향해 크게 웃더니, 잠시 후에 쉬게 해주겠다는 말만 남긴 채 미소를 지으며 궁전으로 들어가 버렸다.
잠시 후 진시황이 도착하자, 궁 안에서는 진시황에게 술을 올리며 만세를 외쳤다. 이 때 우전은 난간 쪽으로 가서 큰 소리로 외쳤다.
“경비하는 군인들!”
그러자 군인들이 외쳤다.
“예!”
우전이 말했다.
“그대들은 키가 크지만 무슨 이익이 있는가? 밖에서 비를 맞고 서있으니. 나는 비록 키는 작지만 다행히도 안에서 쉬고 있는데 말이야.”
이 소리를 듣고 진시황은 경비 군인들로 하여금 절반씩 교대로 휴식을 취하게 하였다.
어느 날, 진시황은 황제의 사냥터를 넓혀 동쪽으로는 함곡관에서 서쪽으로는 옹과 진창까지 이르게 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우전이 간언하였다.
“좋습니다. 그곳에다 많은 짐승들을 기르다가, 적군들이 동쪽에서 침범해 오면, 사슴들로 하여금 뿔로써 적을 막아내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진시황은 이 말을 듣고 껄껄 웃더니 자신의 계획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여 즉시 중단하였다.
진시황이 죽자, 그의 아들 호해가 왕위를 계승하였으니, 역사에서는 그를 진2세라고 한다. 어느 날, 그는 성벽에 옻칠을 하려고 했다. 이에 우전이 말했다.
“좋습니다. 폐하께서 말씀하시지 않더라도 제가 먼저 청하려고 했던 일입니다. 성벽에 옻칠을 하는 것이 비록 백성들에게는 비용을 들게 하고, 고생이 되는 일입니다만, 칠을 해놓으면 매우 아름답습니다. 칠을 해 놓은 성벽이 번쩍번쩍 빛을 내면 적군들이 기어오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일을 하려면, 옻칠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옻칠을 해 놓은 성벽을 태양빛으로부터 가리고 말릴 큰 방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에 2세황제는 계획을 취소하였다. 얼마 후, 2세황제가 살해되자, 우전은 한나라에 귀순했다가, 몇 해 후 죽었다.
<史記사기 / 滑稽列傳골계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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