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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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단장[斷腸]창자가 끊기도록 슬픈 이별
진(晉)나라 환온(桓溫)이 촉(蜀)을 정벌하기 위해 여러 척의 배에 군사를 나누어 싣고 가는 도중 양쯔강 중류의 협곡인 삼협(三峽)이라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이곳은 쓰촨과 후베이의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중국에서도 험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한 병사가 새끼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왔다. 그런데 그 원숭이 어미가 환온이 탄 배를 좇아 백여 리를 뒤따라오며 슬피 울었다. 그러다가 배가 강어귀가 좁아지는 곳에 이를 즈음에 그 원숭이는 몸을 날려 배 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원숭이는 자식을 구하려는 일념으로 애를 태우며 달려왔기 때문에 배에 오르자마자 죽고 말았다. 배에 있던 병사들이 죽은 원숭이의 배를 가르자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이 창자를 끊은 것이다. 배 안의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이 말을 전해들은 환온은 새끼원숭이를 풀어주고 그 원숭이를 잡아왔던 병사를 매질한 다음 내쫓아버렸다.
또 당(唐)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도 장한가(長恨歌)에서 양귀비를 그리워하는 현종(玄宗)의 심정을 이렇게 읊고 있다.
蜀江水碧蜀山靑[촉강수벽촉산청]촉의 강물 푸르르고 촉의 산도 푸른데
聖主朝朝暮暮情[성주조조모모정]천자는 하루 내내 양귀비 그리워 하니
行宮見月傷心色[행궁견월상심색]행궁에서 보는 달은 마음 아프게 하고
夜雨聞鈴腸斷聲[야우문령장단성]밤비에 풍경 소리 간장을 도려내는 듯
이렇듯 단장은, 그것이 부모 자식간이든 연인간이든 친구간이든 창자가 끊어질 정도로 슬픈 이별의 아픔을 나타낸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출면편(黜免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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