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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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낭패불감[狼狽不堪]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고 못하고
진(晉)나라의 정치가였던 이밀(李密)은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할머니 슬하에서 자라나 촉한(蜀漢)의 관리가 되었다. 촉한이 멸망하자, 진무제(秦武帝) 사마염(司馬炎)은 그를 태자세마(太子洗馬)로 임명하려고 했으나, 번번이 거절하였다. 그렇지만 사마염의 요청은 끊이지 않았고 이밀은 더 이상 거절할 방법이 없자 자신의 처지를 글로 써서 올리기로 하였다.
“저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자애로운 부친을 여의었고, 네 살 때 어머니는 외삼촌의 권유로 개가를 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저를 불쌍히 여겨 직접 길러 주셨습니다. 저의 집에는 다른 형제가 없으며, 큰 아버지나 작은 아버지도 없어 의지할 곳이 없어 쓸쓸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오늘날 존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할머니께서 연로하시니 제가 없으면 누가 할머니의 여생을 돌봐 드리겠습니까? 그렇지만 제가 관직을 받지 않으면 이 또한 폐하의 뜻을 어기는 것이 되니, 오늘 신의 처지는 정말로 낭패스럽습니다〈臣之進退 實爲狼狽(신지진퇴 실위낭패)〉.”
이밀의 간곡한 요청은 결국 받아들여졌다.
낭(狼)과 패(狽)는 본래 동물 이리의 이름이다. 낭은 앞다리가 길고, 패는 앞다리가 짧은 동물로, 낭은 패가 없으면 서지 못하고, 패는 낭이 없으면 걷지 못하므로 반드시 함께 행동해야만 한다.
「낭패불감(狼狽不堪)」은 「낭패스럽다」는 난감한 처지에 유래한 말이다. 어떤 상황에 닥쳐 어쩔 수 없어 이러기도 어렵고 저러기도 어려운 처지에 있음을 뜻하며, 「진퇴유곡(進退維谷)」 또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이라고도 한다.
이밀(李密)의「진정표(陳情表)」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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