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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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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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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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탄금對牛彈琴소에게 거문고를 들려준다

 

후한 말 모융(牟融)이라는 학자가 있었다. 그는 불경에 밝아 많은 사람이 불경을 공부하러 그를 찾아왔다. 그런데 찾아온 사람이 유학자일 경우에는 불경을 설명하면서 늘 유학의 경서를 인용했다. 이에 대하여 유학자들이 이유를 묻자, 모융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들은 불경을 읽은 일이 없을 것이오. 그래서 나는 당신들이 잘 알고 있는 유교 경전을 인용하는 것이라오.”

그러고는 송()나라 때 목암(睦庵)이 지은 선집 조정사원(祖庭事苑)에 보이는 공명의(公明儀)의 일화를 이야기하였다.

옛날 노()나라에 공명의라고 하는 어진 사람이 있었오. 하루는 소를 보고 그 하는 일에 고마움을 느껴 거문고를 켜 주었는데 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풀만 뜯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소가 듣지 못한 것이 아니라 청각(淸角)이라는 고상한 곡조가 소 귀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모기와 등애의 울음소리, 젖을 먹고 있는 송아지 울음소리를 흉내냈습니다. 그러자 소는 발굽소리를 내며 꼬리를 흔들기도 하고, 귀를 세운 채 거문고 소리를 다소곳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 소리가 소의 마음에 맞았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바로 내가 당신들에게 유교 경전을 인용하여 불경을 설명하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니겠습니까?”

 

대우탄금은 이와 같이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소용이 없다는 말로, 오늘날에는 우이독경(牛耳讀經)과 같은 의미로도 사용된다.

 

중국 양()나라 때의 승려 우()가 편찬한 홍명집(弘明集) 이혹론(理惑論)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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