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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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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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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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방고리道傍苦李길가의 쓴 오얏

 

왕융이 아직 어렸을 때의 일이다. 그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었다.

저쪽 길가에 오얏나무 한 그루가 가지가 휘어질 만큼 많은 열매를 매어단 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아이들은 그것을 따려고 앞을 다투어 달려갔다. 그런데 왕융 혼자만은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이 물었다.

왜 너는 따러 가지 않느냐?”

왕융은 무덤덤하게 대답하였다.

길가에 있는데, 저렇게 열매가 많이 매달려 있는 것은 틀림없이 써서 먹지 못할 오얏임이 분명합니다.”

아이들이 따보니 과연 왕융이 말한 대로 먹을 수 없는 오얏이었다. 이 일로 사람들은 왕융의 영민함을 칭찬하면서도 일면 두려워하였다 한다.

 

도방고리(道傍苦李)란 쓸 데가 없어 버림받는다는 뜻에서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모두가 버리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는 뜻으로까지 쓰이고 있다.

세설신어世說新語에 나오는 고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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