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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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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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
구토를 한다.
내가 싫어 마신 술에 내가 취해서
파도 타는 땅 위에서 구토를 한다.
가로등 불빛은 밝기도 한데
아무 할 일 없이 밝기만 한데
등 두드려줄 손도 없이 구토를 한다.
가로등에 매달려 구토를 한다.
어디를 가야
누구를 만나야
답답한 이 등을 두드려 줄까
북받치는 이 구토를 멈추어 줄까
좋아서 마신 술이 아니라면서
세상 따라 돌아가며 구토를 한다.
더 이상 토해 낼 건더기 없이
밤새 걸어가며 구토를 한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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