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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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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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레
굴레가 돌아간다
굴레가 돌아간다
다람쥐가 굴레를 돌리는 것은
다람쥐가 굴레를 굴리는 게 아니다
굴레, 굴레를 돌리는 것은
다람쥐가 집으로 가는 것이다
지가 살던 산으로 가는 것이다
던져주는 비스킷을 주워 먹어도
돌아가는 굴레는 굴리는 게 아니다
사람보고 웃으라고 돌리는 게 아니다
지금도 하염없이 가고 있는 것이다
쇠로 만든 조롱 가에 돌아가는 굴레는
알면서도 모르는 집에 가는 길
벗어날 수 없어도 벗어나고 있는
집으로 가는 길인 것이다
굴레가 잘도 돌아가는 것은
다람쥐가 굴레를 부수는 것이다
걷고 뛰고 하면서 집에 가는 것이다
집으로 집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다람쥐가 산으로 가는 것이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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