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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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바둑을 두면 세상을 피할 수 있고
잠에 들면 세상을 잊을 수 있다.
바둑은 장저와 걸닉의 밭갈이처럼
하나가 가버리면 할 수 없으나
잠은 열자가 바람을 타던 것 같아
홀로이 갔다가 홀로이 돌아온다.
棋能避世, 睡能忘世.
기능피세, 수능망세.
棋類耦耕之沮溺, 去一不可.
기류우경지저닉, 거일불가.
睡同御風之列子, 獨往獨來.
수동어풍지열자, 독왕독래.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 : 小窓幽記소창유기 / 奇기>
✦ 피세[避世] 세상을 피하여 숨음. 세상을 피하다. 은거하다. 둔거하다.
✦ 우경[耦耕] 두 사람이 쟁기를 나란히 하여 함께 땅을 갊.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밭을 가는 것으로, 은거(隱居)하여 농사짓는 것을 이른다. 논어(論語) 미자(微子)에 “장저와 걸닉이 함께 밭을 갈고 있었는데, 공자가 이곳을 지나다가 자로를 시켜 나루를 물어보게 하였다.[長沮桀溺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라는 내용이 보인다. 장저와 걸닉은 춘추 시대 은자(隱者)이다. 공자가 초(楚)나라로 가면서 제자인 자로(子路)를 시켜 나란히 밭을 갈고 있던 이들에게 나루를 묻자, 이들은 무도(無道)한 세상에 뜻을 펴려고 다니는 공자를 비꼬면서 나루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
✦ 저익[沮溺] 저닉. 장저(長沮)와 걸익(桀溺). 저익(沮溺)은 춘추 시대 초(楚)나라의 은자(隱者)인 장저(長沮)와 걸닉(桀溺)의 병칭이다. 모두 공자 때에 벼슬하지 않고 숨어서 살던 사람이다. 공자(孔子)가 제자들을 데리고 천하를 주유(周遊)하다가 초나라에 들렀을 때, 장저와 걸닉이 짝을 지어 밭을 갈고 있는 곳을 지나가던 공자(孔子)가 자로(子路)를 시켜 그들에게 나루를 물어보게 했더니, 그들은 공자더러 어지러운 세상에 왜 은거하지 않고 천하(天下)를 주류(周流)하느냐는 뜻으로 빈정대면서 나루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는 고사가 논어(論語) 미자(微子)에 나온다. 후대에는 세상을 피해 사는 은자(隱者)를 지칭하게 되었다.
✦ 열자[列子] 춘추시대(春秋時代) 말(末) 혹은 전국시대(戰國時代) 초(初)의 정(鄭)나라 사람으로 성(姓)은 열(列), 이름은 어구(御寇)이다. 열자(列子)는 그의 존칭이자 저서의 이름이다. 대표적인 도가(道家) 사상가의 한 사람으로 허(虛)를 숭상하고, 황제(黃帝), 노자(老子)의 학문을 바탕으로 열자(列子) 8편의 저술을 남겼다고 전해지는데, 사기(史記)에는 그 전기가 보이지 않고, 다만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에 “열자는 바람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시원하게 잘 지내다가 보름 만에야 돌아오곤 한다.[夫列子御風而行, 泠然善也. 旬有五日而後反.]”라는 글이 있다. 당나라 때 충허진인(冲虛眞人)에 봉해졌고 지덕충허진인(至德冲虛眞人)이라 하기도 하였다. 이 까닭에 열자를 충허진경(冲虛眞經)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는 도가의 주요 사상가인 노자나 장자와는 달리 인간의 미래는 운명이 아니라 주로 인과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고 가르쳤다.
✦ 열자어풍[列子御風]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에 “열자가 바람을 타고 하늘 위로 올라가서 기분 좋게 보름 동안 마음대로 돌아다니다 돌아온다.[列子御風而行, 泠然善也, 旬有五日而後反.]”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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