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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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재난은 내부에서 온다
- 한비자 제44편 설의 [7] -
간신은 거짓말을 잘하는 인물을 외국 제후가 총애하는 사신으로 가장하여, 진짜 사신처럼 보이기 위해 그에게 수레를 주고, 증거가 될 옥이나 팔찌를 주며, 위신을 갖추기 위해서 예법을 가르치며, 선물로 쓸 폐백을 준다. 그리고는 그 가짜 사신에게 군주를 설득하게 하여 어리둥절하게 만들며, 겉으로는 공정한 논의인 척하면서 은근히 간신의 이익이 되는 말을 하도록 한다. 가짜 사신은 외국의 군주를 위해서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지만, 실은 간신들의 사주에 의한 것이다. 군주는 그 사신의 말에 기뻐하고 탄복하여 그가 격찬한 중신이 현명한 인물이라고 믿게 된다. 다른 사람들도 좌우의 신하들과 함께 그 인물이 훌륭하다고 소문을 퍼뜨리고 있기 때문에 군주는 머리를 숙여 그 신하에게 아첨을 하게 되거나, 그 신하에게 작록을 높여 많은 이익을 주게 되는 것이다.
대체로 간신의 작록이 많아지면 그 도당들은 더욱 수효가 많아지며, 그런 자가 만일 반역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일당들은 입을 모아 다음과 같이 다른 간사한 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옛날의 성군과 명주는 어린 군주가 장성한 것이거나 부자나 형제의 차례로 상속된 것이 아니라 당파를 만들어 호족을 끌어들이고, 군주를 위협하여 군주를 살해하거나, 자기들 이익을 취하여 지위를 탈취한 것입니다.”
간사한 사람이 묻는다.
“어떻게 그것을 알게 되었습니까.”
일당의 한 사람이 말한다.
“순은 요를 위협했고, 우는 순을 위협했으며, 당은 걸을 추방했고, 무왕은 주왕을 정벌했습니다. 이 네 왕은 신하의 몸으로 그 군주를 침범한 것인데, 세상 사람들은 이 네 왕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네 왕은 탐욕스러운 인물이었으며, 그 행동은 난폭한 전쟁행위였습니다. 그러나 그 네 왕은 제멋대로 일을 저질렀는데도 세상 사람들은 입을 모아 위대하다고 극찬하였으며 또 현명하다고 했습니다. 그 위력이 천하에 군림하게 되고, 그 재력이 일세를 뒤흔들게 되었으니, 천하가 복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당들은 또 말한다.
“근래에 전성자는 제나라를 탈취했고, 자한은 송나라를 탈취했으며, 태재흠은 정나라를 탈취했고, 선씨는 주나라를 탈취했으며, 역아는 위나라를 탈취했고, 한, 위, 조는 진나라를 분할하여 차지했습니다. 이들도 신하의 몸으로 군주를 침범한 것입니다.”
간사한 사람은 이 말을 듣고 솔깃하여 그럴 듯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으로는 도당을 확장하고, 밖으로는 호족과 결탁하며, 기회를 노려 거사하여 일거에 나라를 탈취하게 된다. 그 뿐만이 아니라 안으로 도당의 힘에 의해서 그 군주를 침범하고, 밖으로는 제후의 권력을 빌어 자기 나라 사람들을 업신여기며, 정도를 가리고 부정한 사리사욕을 영위하며, 위로는 군주를 누르고 아래로는 정치를 문란하게 한 자가 그 수효를 헤아릴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는 원인은 군주가 신하의 선택법을 확실히 모르기 때문이다. 옛날에 「주나라의 선왕 이후로 멸망한 나라가 수십이나 되지만, 대부분 신하가 그 군주를 침범하여 나라를 탈취한 자가 많다」고 했는데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보면 재난이 안에서 일어난 것과 밖에서 일어난 것이 각각 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그리하여 외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백성을 총동원하여 방어했으며, 나라를 망하게 하고, 군주 자신이 죽음을 당하는 것까지는 그래도 약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법령을 고치고 임금과 신하가 각각 그 위치를 바꾸고 백성을 상하지도 않은 채 나라를 간신들에게 넘겨주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 韓非子 第44篇 說疑 [7] -
彼又使譎詐之士, 外假爲諸侯之寵使, 假之以輿馬, 信之以瑞節, 鎭之以辭令, 資之以幣帛, 使諸侯, 淫說其主, 微挾私而公議. 所爲使者, 異國之主也;所爲談者, 左右之人也. 主說其言而辯其辭, 以此人者天下之賢士也. 內外之於左右, 其諷一而語同. 大者不難卑身尊位以下之, 小者高爵重祿以利之. 夫姦人之爵祿重而黨與彌衆, 又有姦邪之意, 則姦臣愈反而說之, 曰:「古之所謂聖君明王者, 非長幼世及以次序也. 以其搆黨與, 聚巷族, 偪上弑君而求其利也.」 彼曰:「何知其然也, ?」 因曰:「舜偪堯, 禹偪舜, 湯放桀, 武王伐紂. 此四王者, 人臣弑其君者也, 而天下譽之. 察四王之情, 貪得人之意也;度其行, 暴亂之兵也. 然四王自廣措也, 而天下稱大焉;自顯名也, 而天下稱明焉. 則威足以臨天下, 利足以蓋世, 天下從之.」 又曰:「以今時之所聞, 田成子取齊, 司城子罕取宋, 太宰欣取鄭, 單氏取周, 易牙之取衛, 韓·魏·趙三子分晉, 此六人, 臣之弑其君者也.」 姦臣聞此, 蹶然擧耳, 以爲是也. 故內搆黨與, 外攄巷族, 觀時發事, 一擧而取國家. 且夫內以黨與劫弑其君, 外以諸侯之權矯易其國, 隱正道, 持私曲, 上禁君, 下撓治者, 不可勝數也. 是何也? 則不明於擇臣也. 記曰:「周宣王以來, 亡國數十, 其臣弑其君而取國者衆矣.」 然則難之從內起, 與從外作者相半也. 能一盡其民力, 破國殺身者, 尙皆賢主也. 若夫轉身易位, 全衆傅國, 最其病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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