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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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지혜로 다스리면 망한다
- 한비자 제38편 논난(3) [9] -
어느날 아침 정나라 자산이 외출하여 동장이라는 고을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어떤 여인이 울부짖고 있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수레를 세우고 조사한 바, 그 부인이 제 손으로 남편을 교살했다는 것이었다. 며칠 후 마부가 물었다.
“그 여인의 사건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자산이 대답하였다.
“부인의 울부짖는 소리에는 누군가를 무서워하는 기색이 엿보였다. 모든 사람은 그가 사랑하는 자가 병에 걸리면 걱정하고, 죽음을 당하지 않을까 무서워하며, 죽으면 슬퍼하는 법이다. 그런데 그 여인이 죽은 남편을 곡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슬픔은 없고 무서움이 엿보였기 때문에 그녀가 나쁜 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자산의 정치는 마음이 조급하고 직접적이다. 간악이 반드시 눈이나 귀를 통해서 발견되는 것이라면, 정나라에서는 간악을 밝혀내기 어렵게 될 것이다. 형리에게 맡기지 않고, 말과 실적을 비교하여 거짓이 없는가 조사하지 않고, 법령을 분명히 하지 않고, 직접 자기 귀나 눈의 힘을 빌어 간악을 밝혀낸다는 것은 분별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 많은 사건을 한 사람의 지각으로 다 파악할 수는 없다. 중과부적인 것이다. 지력만을 가지고는 사건을 널리 알 수가 없다. 또, 아랫사람은 많지만 위에 있는 자는 그 수가 적다. 중과부적이기 때문에 군주는 신하를 널리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을 시켜 사람을 아는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군주는 몸소 고생하지 않더라도 사건이 처리될 것이며, 걱정하지 않더라도 간악이 발견될 것이다.
그래서 송나라 사람이 이렇게 말한 것이다.
「새들이 예의 앞을 날아갈 때, 명궁인 예가 한 마리도 놓치지 않고 모두 쏘아 맞추겠다고 한다면 예로서는 무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천하에 그물을 치게 되면 한 마리의 새도 놓치지 않는다.」
간악을 알기 위해서도 큰 망이 있으면 된다. 그러면 그 하나라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 이치를 터득하지 않고 자기 짐작만을 화살로 하여 못된 자를 맞추려고 한다는 것은, 자산의 경우 무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자의 말에 「지혜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것은, 나라를 해치는 법이다」라고 하였는데, 그것은 자산과 같은 경우를 가리켜 하는 말이다.”
- 韓非子 第38篇 論難(三) [9] -
鄭子産晨出, 過東匠之閭, 聞婦人之哭, 撫其御之手而聽之. 有閒, 遣吏執而問之, 則手絞其夫者也. 異日, 其御問曰:「夫子何以知之?」 子産曰:「其聲懼」. 凡人於其親愛也, 始病而憂, 臨死而懼, 已死而哀. 今哭已死, 不哀而懼, 是以知其有姦也.」
或曰:子産之治, 不亦多事乎? 姦必待耳目之所及而後知之, 則鄭國之得姦者寡矣. 不任典成之吏, 不察參伍之政, 不明度量, 恃盡聰明, 勞智慮, 而以知姦, 不亦無術乎? 且失物衆而智寡, 寡不勝衆, 智不足以徧知物, 故因物以治物. 下衆而上寡, 寡不勝衆者, 言君不足以徧知臣也, 故因人以知人. 是以形體不勞而事治, 智慮不用而姦得. 故宋人語曰:「一雀過羿, 羿必得之, 則羿誣矣. 以天下爲之羅, 則雀不失矣.」 夫知姦亦有大羅, 不失其一而已矣. 不修其理, 而以己之胸察爲之弓矢, 則子産誣矣. 老子曰:「以智治國, 國之賊也.」 其子産之謂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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