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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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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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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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아닌 상벌로 다스려라

 

- 한비자 제37편 논난(2) [7] -

 

조간주가 위나라 외곽을 포위하였다. 코뿔소의 가죽으로 만든 견고한 방패를 몸에 두르고, 화살이나 돌이 날아오지 않는 곳에 서서 북을 치며 전투를 독려하고 있었는데, 병사들은 분발하지 않았다. 그래서 조간주가 말하였다.

. 우리 군사가 지쳤구나

전령을 맡고 있던 촉과가 투구를 벗으며 말하였다.

이것은 군주께서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병사들은 지친 자가 없습니다.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옛날 헌공께서는 병합한 나라가 열일곱에 정복한 나라가 서른여덟, 전승 12회에 이르렀습니다만 그때도 같은 백성을 사용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헌공께서 돌아가신 뒤에 혜공이 즉위하셨으나 음란한데다가 난폭하시고 여자를 좋아하셨으므로 방비를 태만히 하셨기 때문에 진나라 사람들이 멋대로 침입하여 서울까지 진입해왔던 것입니다. 그 때도 같은 백성을 사용하셨던 것입니다. 혜공이 돌아가신 후 문공이 계승하시자, 위나라를 포위하시어 업을 뺏으시고, 성복 싸움에서 다섯 차례나 초나라 군사를 격파하셨으며 천하에 이름을 떨치셨는데 그 때도 같은 백성을 사용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군사들이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군주께서 힘이 없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병사는 결코 지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간주가 방패를 벗어 던지고, 화살이나 돌이 날아오는 곳에 서서 북을 치며 독려를 하였더니 병사들은 기세를 올려 대승을 거두었다. 조간주가 말하였다.

나는 가죽으로 무장한 전차 천대를 얻은 것보다 전령 촉과의 말을 들은 것이 더 큰 득이었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전령은 중요한 점을 말하지 않고 있다. 혜공은 그 백성을 사용하여 패망했고, 문공은 같은 백성을 사용하여 패자가 되었다고 하였지만, 백성을 다루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조간주가 큰 방패를 벗어 던질 일이 아니었다. 만일 부친이 적에게 포위되었을 때, 날아오는 화살이나 돌을 피하지 않고 무작정 진격한다는 것은 효자가 어버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효자가 어버이를 사랑한다는 것은 백 사람 가운데에 한 사람 정도가 있을 정도다. 그런데 자기 자신이 위험한 곳에 서게 되면 병사가 더욱 분발하리라 생각한 것은 백성의 아들인 병사가 군주를 사랑하는 것이 효자가 어버이를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그것은 전령이 멋대로 지껄인 말에 따른 것이다.

이득을 좋아하고 손해를 싫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상이 후하며 실수가 없으면 병사는 적을 꺼리지 않을 것이며, 형이 무겁고 빠짐이 없다면 병사는 적에게 등을 보이지 않는다. 훌륭한 행위로 상부에 충성을 다하는 것은 수백 명 가운데 한 사람도 없지만, 이익을 좋아하고 벌을 두려워하는 것은 모든 인간에게 해당되는 진리인 것이다. 백성을 지휘하는 자가 그러한 진리를 응용하지 않고, 백 사람 가운데 한 사람도 하지 않을 방법을 따르고 있다. 전령 촉과는 백성을 다루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 韓非子 第37篇 論難() [7] -

趙簡子圍衛之郛郭, 犀楯·犀櫓, 立於矢石之所不及, 鼓之而士不起. 簡子投枹曰:「烏乎!吾之士數弊也.行人燭過免冑而對曰:「臣聞之亦有君之不能耳, 士無弊者. 昔者吾先君獻公幷國十七, 服國三十八, 戰十有二勝, 是民之用也. 獻公沒, 惠公卽位, 淫衍暴亂, 身好玉女, 秦人恣侵, 去絳十七里, 亦是人之用也. 惠公沒, 文公受之, 圍衛, 取鄴, 城濮之戰, 五敗荊人, 取尊名於天下, 亦此人之用也. 亦有君不能耳, 士無弊也.簡子乃去楯櫓, 立矢石之所及, 鼓之而士乘之, 戰大勝. 簡子曰:「與吾得革車千乘, 不如聞行人燭過之一言也.

或曰行人未有以說也, 乃道惠公以此人是敗, 文公以此人是霸, 未見所以用人也. 簡子未可以速去楯櫓也. 嚴親在圍, 輕犯矢石, 孝子之所愛親也. 孝子愛親, 百數之一也. 今以爲身處危而人尙可戰, 是以百族之子於上皆若孝子之愛親也, 是行人之誣也. 好利惡害, 夫人之所有也. 賞厚而信, 人輕敵矣刑重而必, 失人不北矣. 長行徇上, 數百不一失喜利畏罪, 人莫不然. 將衆者不出乎莫不然之數, 而道乎百無一人之行, 行人未知用衆之道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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