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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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변화는 부정할 것이 아니다
- 한비자 제37편 논난(2) [6] -
이극이 중산을 다스리고 있었다. 고경의 현령이 회계보고를 했는데 세입이 늘어나 있었다. 그러자 이극이 말하였다.
“말이 시원스러우면 듣는 자가 기뻐하지만 정의에 맞지 않으면 허황된 말이라 하며, 산과 숲 그리고 못과 골짜기에서 생긴 이익이 없는데도 세입이 많은 것을 허황된 재화라고 하는 것이다. 군자는 허황된 말을 들어주지 않으며, 허황된 재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법이다. 너는 면직이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이극은 재간이나 있는 듯이 「말이 시원스러우면 듣는 사람이 기뻐하지만, 맞지 않으면 허황된 말이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말이 시원스러움은 말하는 사람의 사정이고, 기뻐한다는 것은 듣는 사람편의 사정이다. 말하는 편은 듣는 사람이 아니므로 말의 시원스러움과 듣는 일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말한 「정의에 맞지 않는 말」이란 듣는 사람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듣는 내용을 가리키고 있다. 듣는 사람은 소인이 아니면 군자이다. 소인은 정의에 대한 지식이 없으므로 이 정의가 무엇인가를 모르고 있지만 군자는 그 말이 시원스럽다고 하여 그것을 기뻐할 수가 없다. 도대체 「말이 시원스러우면 듣는 사람이 기뻐하지만 정의에 맞는지 어떤지 알 수 없다」한 것은 불합리한 말이라고 아니 할 수 없는 것이다. 세입이 많은데 그것이 허황된 재화라고 말한 것은 보편성이 있지도 않다. 이극이 현령의 간악을 빨리 금지시키지도 않고 세입의 계산 보고까지 묵인했다고 하면 완전히 과실을 수긍한 셈이 된다. 또 이극은 세입이 증가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 것 같다. 세입이 증가한 것은 풍요한 결과이다. 비록 두 배의 세입이 있었다 하더라도 어찌 할 수가 없다. 이상스러울 것도 없다. 농사를 경영할 경우 음양의 조화에 따라 파종이 계절에 맞고, 이르거나 늦거나 하는 실수나, 춥거나 덥거나 하는 재난이 없었다면 세입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작은 이익을 쫓되 큰일을 그르치지 않고, 사욕을 위해서 백성의 본업을 해치지 않으며, 남자는 농경에 힘쓰고 여자는 옷감을 짜고 있으면 세입이 많아진다. 축산 방법을 연구하고 토양의 성질을 조사하여, 그 결과 가축이 늘고 오곡이 풍성해지면 세입이 증가한다. 계량을 정확히 하고, 지형을 소상하게 조사하여 기계를 이용하여 적은 인력으로 큰 효과를 올리면 세입이 많아진다. 시장의 관문이나, 교량의 통행을 편리하게 하고, 생산지에서 소요지로 재화를 보내며, 상인이 모이고 외국의 재화를 축적하며, 경비를 적게 쓰고, 의식주를 절약하며, 가옥이나 살림도 최소한도에서 멈추게 하며, 놀이나 취미 생활에 열중하지 않으면 세입이 많아진다. 세입이 많은 것은 모두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자연 현상 가운데 바람이나 비가 적당한 때에 있고, 추위나 더위가 적절하면 토지가 광대하지 않다 할지라도 풍년의 수확으로 세입이 많아진다. 인력과 자연력 그 어느 편에 의해서도 세입이 증가하지만 산과 숲과 못과 골짜기에서도 수익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산과 숲 그리고 못과 골짜기에서는 수익이 있을 수 없으며 세입도 허황하다고 한 것은 분별없는 자의 말인 것이다.”
- 韓非子 第37篇 論難(二) [6] -
李克治中山, 苦陘令上計而入多. 李克曰:「語言辨, 聽之說, 不度於義, 謂之窕言. 無山林澤谷之利而入多者, 謂之窕貨. 君子不聽窕言, 不受窕貨. 子姑免矣.」
或曰:李子設辭曰:「夫言語辨, 聽之說, 不度於義者, 謂之窕言.」 辯在言者, 說在聽者;言非聽者也. 所謂不度於義, 非謂聽者, 必謂所聽也. 聽者, 非小人, 則君子也. 小人無義, 必不能度之義也. 君子度之義, 必不肯說也. 夫曰 「言語辨, 聽之說, 不度於義」 者, 必不誠之言也. 入多之爲窕貨也, 未可遠行也. 李子之姦弗蚤禁, 使至於計, 是遂過也. 無術以知而入多, 入多者, 穰也, 雖倍入, 將奈何? 擧事愼陰陽之和, 種樹節四時之適, 無早晩之失·寒溫之災, 則入多. 不以小功妨大務, 不以私欲害人事, 丈夫盡於耕農, 婦人力於織紝, 則入多. 務於畜養之理, 察於土地之宜, 六畜遂, 五穀殖, 則入多. 明於權計, 審於地形·舟車·機械之利, 用力少, 致功大, 則入多. 利商巿關梁之行, 能以所有致所無, 客商歸之, 外貨留之, 儉於財用, 節於衣食, 宮室器械周於資用, 不事玩好, 則入多. 入多, 皆人爲也. 若天事風雨時, 寒溫適, 土地不加大, 而有豐年之功, 則入多. 人事·天功, 二物者皆入多, 非山林澤谷之利也. 夫無山林澤谷之利, 入多因謂之窕貨者, 無術之言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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