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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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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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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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덮으려 은혜를 베풀지 마라

 

- 한비자 제37편 논난(2) [2] -

 

제나라 환공이 술에 취해 관을 잃어버린 것이 창피하여 3일 동안이나 조정에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관중이 말하였다.

그런 일은 군주로서 수치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군주께서는 어찌하여 선정을 베풀어 수치스러운 마음을 씻으려 하지 않으십니까.”

환공은 옳은 말이라 생각하고 곡식 창고를 열어 가난한 자에게 베풀었고, 감옥을 조사하여 죄가 가벼운 자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3일이 지나자 백성들은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

우리 임금님께서 또 한번 관을 잃어버렸으면 좋겠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관중은 환공의 수치를 일반 서민에 대해서는 씻게 하였으나, 유식한 자에 대해서는 오히려 환공의 수치를 키운 것이다.”

환공이 곡식창고를 열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감옥을 조사하여 죄가 가벼운 자를 풀어주도록 한 것이 정당하지 못하다면 수치를 씻을 수는 없다. 정당하다고 하면 환공은 정당한 일을 하지 않고 있다가 관을 잃은 뒤에 비로소 행한 셈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환공이 정당한 일을 행한 것은 관을 잃어버린 수치를 씻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 사실은 일반 서민에 대해서만은 관을 잃게 된 수치를 씻은 것이 되겠지만, 유식한 자에 대해서는 정당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수치를 남겨두는 것이 된다.

그 뿐 아니라. 곡식창고를 열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준 것은 공 없는 자에게 상을 준 것이 되며, 감옥을 조사하여 죄가 가벼운 자를 방면한 것은 과실을 범한 자를 처벌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무릇 공 없는 자를 포상하면 백성은 뜻하지 않았던 요행을 믿게 되어 상부에 기대를 갖게 되고, 죄 있는 자를 처벌하지 않으면 백성은 쉴 사이 없이 못된 짓을 하기 쉽다. 이것은 나라를 약화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며, 따라서 어찌 수치스러운 일이 안되겠는가.

 

- 韓非子 第37篇 論難() [2] -

齊桓公飮洒醉, 遺其冠, 恥之, 三日不朝. 管仲曰:「此非有國之恥也, 公胡不雪之以政?公曰:「.因發倉囷, 賜貧窮, 論囹圄, 出薄罪. 處三日而民歌之曰:「公乎, 公乎, 胡不復遺冠乎!

或曰管仲雪桓公之恥於小人, 而生桓公之恥於君子矣. 使桓公發倉囷而賜貧窮, 論囹圄而出薄罪, 非義也, 不可以雪恥, 使之而義也, 桓公宿義, 須遺冠而後行之, 則是桓公行義, 非爲遺冠也? 是雖雪遺冠之恥於小人, 而亦遺義之恥於君子矣. 且夫發囷倉而賜貧窮者, 是賞無功也論囹圄而出薄罪者, 是不誅過也. 夫賞無功, 則民偸幸而望於上不誅過, 則民不懲而易爲非. 此亂之本也, 安可以雪恥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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