飮酒二十首[其十]음주2010 / 배부르길 꾀하지 않고

 

- 陶淵明[도연명] -

 

在昔曾遠遊[재석증원유] 예전에 멀리 돌아다닐 적에

直至東海隅[직지동해우] 곧장 동해 가에 이르렀었지

道路迥且長[도로형차장] 길은 아득하니 멀었었고

風波阻中塗[풍파조중도] 풍파가 가는 길을 막았네

此行誰使然[차행수사연] 누가 이 길을 가게 했었나

似爲飢所驅[사위기소구] 굶주림에 내몰려 그랬으리라

傾身營一飽[경신영일포] 힘을 다해 배부르길 꾀했다면

少許便有餘[소허변유여] 조금은 더 삶이 여유로웠겠지만

恐此非名計[공차비명계] 그것이 좋지 않은 계획임을 꺼려

息駕歸閒居[식가귀한거] 수레 멈추고 돌아와 한가히 산다오

 

幷序병서 : 나는 한가롭게 살아 기뻐할 일이 적은데다 근래에는 밤마저 길어지는 차에, 우연찮게 좋은 술을 얻게 되어 저녁마다 술을 마시지 않은 적이 없다. 그림자를 돌아보며 홀로 잔을 비우고 홀연히 취하곤 하는데, 취한 후에는 언제나 시 몇 구를 적어 스스로 즐겼다. 붓으로 종이에 적은 것이 꽤 되어, 말에 조리도 두서도 없지만 애오라지 친구에게 쓰게 하여 이로써 즐거운 웃음거리로 삼고자 한다[余閒居寡歡, 兼比夜已長, 偶有名酒, 無夕不飮. 顧影獨盡, 忽焉復醉. 旣醉之後, 輒題數句自娛. 紙墨遂多, 辭無詮次, 聊命故人書之, 以爲歡笑爾.] <飮酒二十首 幷序>

 


도연명[陶淵明] 도잠(陶潛). 동진(東晉) 말기부터 남조(南朝) (:유송劉宋) 초기 사람이다. 시인이자 문학가로 청신하고 자연스러운 시문으로 시명을 얻었다. 강주(江州) 심양(尋陽) 시상(柴桑)에서 태어났다. 자는 원량(元亮)이다. ()나라에 와서 이름을 잠()으로 바꾸었다. 일설에는 연명(淵明)이 그의 자()라고도 한다. 증조부 도간(陶侃)은 동진(東晉)의 개국공신으로 관직이 대사마에 이르렀으며, 조부 도무(陶茂)와 부친 도일(陶逸)도 태수를 지냈다. 29세 때에 벼슬길에 올라 주()의 좨주(祭酒)가 되었지만, 얼마 안 가서 사임하였다. 그 후 생활을 위하여 진군참군(鎭軍參軍건위참군(建衛參軍) 등의 관직을 역임하였다. 항상 전원생활을 동경한 그는 팽택현령(彭澤縣令)이 되었으나 80여 일 만에 벼슬을 버리고, 41세에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으며 전원으로 돌아와 문 앞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를 심고 스스로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칭하였다. 고향에 은거한 뒤에 다시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63세에 세상을 떴다. 그의 사후에 평소 그와 가깝게 지냈던 이들이 그에게 정절선생(靖節先生}이란 시호를 주어 불렀다. ()나라 종영(鍾嶸)의 시품(詩品)고금의 은일시인 가운데 첫머리[古今隱逸詩人之宗]”라 평가했을 만큼 그의 시풍이 중국문학사에 남긴 영향이 매우 크다. 주요 작품으로 음주(飮酒귀원전거(歸園田居도화원기(桃花源記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귀거래사(歸去來辭) 등이 있다. 도연명이 직접 지은 만사는 고금사문유취(古今事文類聚)에 의만가사(擬挽歌辭)라는 제목으로 3수가 실려 있다.

재석[在昔] 옛적. 옛날. 왕석(往昔). 이미 많은 세월이 지난 오래전 때.

원유[遠遊] 멀리 가서 놂. 수학(修學), 수업(修業)을 위하여 먼 곳에 감. 학문이나 수행을 위하여 먼 곳에 감. 멀리 놀러 나감.

직지[直至] 에 이르다.

사연[使然] 그렇게 하도록 시킴. 그렇게 되게 하다. 하게 시키다. 때문이다.

풍파[風波] 세찬 바람과 험한 물결. 분란이나 분쟁(紛爭). 특히, 인생(人生). 사회(社會)를 살아가는 데서 생기는 곤란(困難)이나 고통(苦痛) 따위. 파란(波瀾).

소허[少許] 얼마 안 되는 적은 분량(分量). 얼마 안 되는 동안.

명계[名計] 훌륭한 계획. 뛰어난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