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詩十二首[其三]잡시123 / 가버린 옛시절

 

- 陶淵明[도연명] -

 

榮華難久居[영화난구거] 영화는 오래 누리기 어렵고

盛衰不可量[성쇠불가량] 성쇠는 가늠할 수가 없구나

昔爲三春蕖[석위삼춘거] 접때는 봄 삼월 연꽃이더니

今作秋蓮房[금작추연방] 이제는 가을의 연방 되었네

嚴霜結野草[엄상결야초] 된서리 들풀에 엉기어 붙어

枯悴未遽央[고췌미거앙] 시들시들 말라 죽진 않았네

日月有環周[일월유환주] 해와 달은 돌고 돌아오지만

我去不再陽[아거부재양] 난 가면 다시 살 수가 없네

眷眷往昔時[권권왕석시] 가버린 옛시절 돌이켜 보니

憶此斷人腸[억차단인장] 추억이 사람 애간장을 끊네

 


도연명[陶淵明] 도잠(陶潛). 동진(東晉) 말기부터 남조(南朝) (:유송劉宋) 초기 사람이다. 시인이자 문학가로 청신하고 자연스러운 시문으로 시명을 얻었다. 강주(江州) 심양(尋陽) 시상(柴桑)에서 태어났다. 자는 원량(元亮)이다. ()나라에 와서 이름을 잠()으로 바꾸었다. 일설에는 연명(淵明)이 그의 자()라고도 한다. 증조부 도간(陶侃)은 동진(東晉)의 개국공신으로 관직이 대사마에 이르렀으며, 조부 도무(陶茂)와 부친 도일(陶逸)도 태수를 지냈다. 29세 때에 벼슬길에 올라 주()의 좨주(祭酒)가 되었지만, 얼마 안 가서 사임하였다. 그 후 생활을 위하여 진군참군(鎭軍參軍건위참군(建衛參軍) 등의 관직을 역임하였다. 항상 전원생활을 동경한 그는 팽택현령(彭澤縣令)이 되었으나 80여 일 만에 벼슬을 버리고, 41세에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으며 전원으로 돌아와 문 앞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를 심고 스스로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칭하였다. 고향에 은거한 뒤에 다시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63세에 세상을 떴다. 그의 사후에 평소 그와 가깝게 지냈던 이들이 그에게 정절선생(靖節先生}이란 시호를 주어 불렀다. ()나라 종영(鍾嶸)의 시품(詩品)고금의 은일시인 가운데 첫머리[古今隱逸詩人之宗]”라 평가했을 만큼 그의 시풍이 중국문학사에 남긴 영향이 매우 크다. 주요 작품으로 음주(飮酒귀원전거(歸園田居도화원기(桃花源記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귀거래사(歸去來辭) 등이 있다. 도연명이 직접 지은 만사는 고금사문유취(古今事文類聚)에 의만가사(擬挽歌辭)라는 제목으로 3수가 실려 있다.

영화[榮華] 몸이 귀하게 되어 이름이 세상에 드러나고 빛남. 세상(世上)에 드러나는 영광(榮光). 권력(權力)과 부귀(富貴)를 마음껏 누리는 일.

성쇠[盛衰] 융성(隆盛)과 쇠망(衰亡). 세력이나 힘이 한참 일어나는 일과 차차 줄어져 약해지는 일.

삼춘[三春] 춘삼월(春三月). 봄의 석 달 동안. 즉 맹춘(孟春)과 중춘(仲春)과 계춘(季春). 음력으로 봄에 해당하는 세 달. 음력 3. 세 해의 봄.

연방[蓮房] 연실(蓮實). 연밥 송이. 연꽃의 열매인 연밥이 박혀 있는 송이. 연봉(蓮篷)이라고도 함.

엄상[嚴霜] 된서리. 늦가을에 아주 되게 내리는 서리. 왕안석(王安石)의 시 거상화(拒霜花)모든 꽃 다 지고 혼자 피어서, 붉은 꽃들 서리조차 무서워 않네[落盡羣花獨自芳 紅英渾欲拒嚴霜]”라고 읊었다.

고췌[枯悴] 몸이 말라서 파리함. 시들시들하다. 초췌하다.

거앙[遽央] 끝내다. 마치다. 다하다. 왕안석(王安石)의 시 소광희문장(少狂喜文章)깊은 밤 아직 다하지 않았는데, 푸른 빛 등 몇 개 밤을 더욱 춥게 하네[良夜未遽央 靑燈數寒更]”라고 하였다.

환주[環周] 순환. 회전. 둘러싸는 것. 장화(張華)의 시 여지(勵志)사계절 기운이 빽빽하게 들어차, 추위와 더위가 돌고 돌아가네[四氣鱗次 寒暑環周]”라고 하였다.

재양[再陽] ()은 생()의 뜻이다. 장자(莊子) 2편 제물론(齊物論)마음을 봉함(封緘)한 것처럼 덮어버리는 것은 늙어서 욕심이 넘침을 말함이니 죽음에 가까이 간 마음인지라 다시 살아나게 할 수가 없다[其厭也如緘 以言其老洫也 近死之心 莫使復陽也]”라고 하였다.

권권[眷眷] 권권(睠睠). 그리워하여 잊지 못함. 가엽게 여기어 늘 마음속으로 잊지 않는 모양.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자꾸 돌아보는 모양. 시경(詩經) 소아(小雅) 소명(小明)그곳에 있는 사람 생각하느라, 자꾸만 마음 쓰여 돌아다보네[念彼共人 睠睠懷顧]”라고 하였다.

애끊다 : 매우 슬퍼서 창자가 끊어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