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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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서한 시대, 한 문제의 둘째 아들인 양 효왕의 수하에는 한안국이라는 관리가 있었다. 그의 자는 장유이며, 성안 사람이었다. 그는 일찍이 한비자와 잡가의 학설을 추지방의 전생에게서 배우고, 양나라 효왕을 섬겨 중대부가 되었던 인물이었다.
양나라 효왕은 효경제와 어머니가 같은 형제였으므로, 그 어머니인 두태후는 효왕을 사랑하여 몸소 천자에게 청하여, 양나라에 재상과 2천 석을 받는 고관을 둘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런데 효왕은 왕의 신분을 넘어 천자의 격식에 준하여 행동하였다. 효경제는 이 말을 듣고 마땅치 않게 여겼다. 태후도 천자가 마음속으로 못마땅해 하는 것을 알고 노하여 양나라의 사신을 만나지도 않고, 서신을 통해 왕의 행위를 꾸짖었다.
한안국은 양나라의 사신이 되어 효경제의 맏누이인 대장공주를 알현하고 울면서 말했다.
“양왕은 아들로서 효도를 다하고 신하로서 충성을 다했는데 어찌 태후께서 그것을 알아주지 않으십니까? 지금 태후께서 사소한 예절을 가지고 양왕을 책망하고 계십니다. 지금 사신이 올 때마다 서면으로 문책하시니 양왕은 두려워서 밤낮으로 눈물을 흘리며 태후와 황제를 사모할 뿐,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대장공주가 이 말을 자세하게 태후에게 보고하자 태후는 기뻐하며 말했다.
“이 말을 천자에게 알려라.”
대장공주가 천자에게 아뢰자, 천자도 마음을 풀고 태후에게 사과하여 말했다.
“형제가 서로 화목하게 지내지 못하여 태후께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그리하여 양나라의 사신들을 모두 만나고 후하게 금품을 하사하였다. 태후와 대장공주는 교대로 한안국에게 선물을 보냈으며, 한안국도 이 일로 유명하게 되고 한나라 조정과도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 후, 한안국은 법을 어기는 일을 하게 되어 몽현의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런데 감옥의 관리인 전갑이 늘상 한안국을 모욕하였다. 한번은, 전갑이 놀리자 한안국은 몹시 화가 나서 이렇게 소리쳤다.
“불이 다 꺼진 재일지라도 다시 타오르는 일이 절대로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자 전갑은 한안국의 뜻을 알아차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대꾸했다.
“다시 탄다면 내가 오줌을 누어 꺼 버리겠다.”
그 후 한안국의 형기가 끝날 무렵, 양나라 효왕이 관할하는 지역의 내사에 결원이 생기자, 효왕은 사람을 보내 한안국을 양나라의 내사로 임명하도록 지시했다. 한안국은 감옥에서 나와 2천 석의 봉록을 받는 고관이 되었다.
한편, 이 소식을 전해들은 전갑이 놀라 도망치자, 한안국은 전갑이 관직에 복귀에 하지 않으면 그의 일족을 멸하겠다고 포고하였다. 전갑은 곧 모습을 드러내며, 웃옷을 벗고 어깨를 드러낸 채 사죄하자, 한안국은 웃으면서 그에게 말했다.
“오줌을 누어 보거라. 너희 같은 무리들은 문책할 가치조차 없느니라.”
<史記사기 / 韓長孺列傳한장유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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