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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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서한 초, 태창에 고을 장관을 지내던 순우의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젊어서부터 의술에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였다. 그는 같은 고을에 살고 있던 양경이라는 사람을 스승으로 삼고 의술을 배웠다.
양경은 70살이 넘도록 아들이 없었다. 그리하여 양경은 순우의에게 이전에 배웠던 의술을 모두 버리게 하고, 새로운 비법의 의술을 전수하여 주었다. 3년 후, 순우의는 훌륭한 의술로써 사람들의 병을 치료하여 주었다. 순우의는 항상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병을 치료하였으며, 어떤 때는 사람에 따라 병을 치료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를 원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어떤 사람에 의해 고발되었다. 순우의는 장안으로 압송되어 코를 베이는 형벌과 발을 잘리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순우의는 아들이 없고 딸만 다섯 있었는데, 순우의가 압송되어 가는 수레에 달라붙어 울었다. 순우의는 큰 소리로 꾸짖었다.
“자식을 낳아보았자 아들이 없으니, 급한 일을 당해도 아무 소용이 없구나.”
이 말을 들은 막내딸 제영 압송되는 아버지를 따라 장안까지 오게 되었다. 제영은 황제에게 한 통의 글을 올렸다.
“저의 부친께서는 관리를 지내실 때, 많은 사람들로부터 청렴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만, 지금은 법을 어기어 형벌을 당하게 될 형편입니다. 제가 곰곰이 생각하여 보니, 사람은 죽으면 살아나지 못하고, 손발을 잘린 사람은 다시 전처럼 될 수 없습니다. 원하옵건대, 저는 조정의 종이 되어 아버지의 죄를 용서받고, 아버지는 죄를 뉘우치고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황제는 이 글을 읽고 제영의 뜻을 불쌍하게 생각하였으며, 손발을 자르는 법은 그 해에 폐지되었다.
<史記사기 / 倉公列傳창공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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