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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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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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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柟樹爲風雨所拔歎[남수위풍우소발탄] 남나무가 비바람에 뽑힘을 탄식함

 

- 杜甫[두보] -

 

倚江柟樹草堂前[의강남수초당전] 강으로 기운 녹나무 초당 앞에 있으니

故老相傳二百年[고로상전이백년] 노인네들 전하기를 이백년은 묵었다네

誅茅卜居總爲此[주모복거총위차] 띠를 베고 터 잡음이 모두 이 때문이니

五月髣髴聞寒蟬[오월방불문한선] 오월에도 가을매미 소리 들림직 했는데

東南飄風動地至[동남표풍동지지] 동남에서 회오리바람 땅 흔들며 불어와

江翻石走流雲氣[강번석주류운기] 강 뒤집고 돌 굴리고 구름 급히 흘러

榦排雷雨猶力爭[간배뇌우유력쟁] 줄기는 뇌우 버텨내려 안간힘 다했지만

根斷泉源豈天意[근단천원기천의] 뿌리가 샘에 끊겼으니 어이 하늘 뜻이랴

滄波老樹性所愛[창파노수성소애] 푸른 물결 늙은 나무 천성으로 좋아해

浦上童童一靑蓋[포상동동일청개] 물가에 무성한 잎 푸른 덮개 같았으니

野客頻留懼雪霜[야객빈류구설상] 촌사람들 자주 머물러 눈서리 걱정하고

行人不過聽竽籟[행인불과청우뢰] 행인은 나무 울림에 지나치지 못했는데

虎倒龍顚委榛棘[호도룡전위진극] 용호가 거꾸러지듯 잡목 숲에 버려지니

淚痕血點垂胸臆[루흔혈점수흉억] 눈물 흔적 핏자국이 가슴 속에 번지네

我有新詩何處吟[아유신시하처음] 내 새로운 시 지은들 어디에서 읊조리나

草堂自此無顏色[초당자차무안색] 이로부터는 초당도 볼품없이 되었구나

 

※ 제목이 남목위풍우소발탄(柟木爲風雨所拔歎) 또는 고수위풍우소발탄(高樹爲風雨所拔歎)으로 소개되기도 있다.

 


  • 두보[杜甫] 성당기(盛唐期)의 시인으로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야로(少陵野老), 두릉야로(杜陵野老), 두릉포의(杜陵布衣) 등이 있다. 양양(襄陽) 지방 출신으로 과거에 응시했으나 실패하고 40대인 천보(天寶) 14년(755년)에야 비로소 벼슬길에 오르게 된다. 안녹산(安祿山)의 난 당시 장안에서 반군에게 잡혔다가 탈출, 숙종(肅宗)의 진영에 합류하여 좌습유(左拾遺)와 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을 지낸 적이 있어서 사람들이 그를 두습유(杜拾遺), 두공부(杜工部) 등으로 불렀고, 또 장안성 밖 소릉(少陵)의 초당(草堂)에서 지낸 적이 있기 때문에 두소릉(杜少陵), 두초당(杜草堂)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는 시선(詩仙) 이백(李白)과 함께 이두(李杜)로 불렸는데, 두목(杜牧)과 이상은(李商隱)의 합칭인 소이두(小李杜)와 구별하기 위해 대이두(大李杜)라고도 부른다. 문학을 발판 삼아 벼슬로 나아가려던 그의 꿈이 큰 성취를 이루지 못함으로써 짧은 한때를 빼고는 평생을 가난과 병으로 고생을 겪어야 했다. 중국의 서북 지역을 유랑하다가 결국 병사했다. 벼슬살이와 달리 문학, 특히 시에서 이룬 성취가 대단하였다. 남긴 시가 1500여 수에 달하며 작품집으로 두공부집(杜工部集)이 있다. 후세 사람들에게 그 자신은 시성(詩聖)으로, 또 그의 시는 시사(詩史)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얻었다.
  • 남목[枏木] 남나무. 열매는 살구 같으나 시고 강남에 많이 자라는 상록 교목. 매남자(梅枏子) 또는 남재(枏梓)라고도 한다.
  • 고로[故老] 나이 많은 노인. 인습(因襲)에 젖은 늙은이. 낡은 인습에 젖은 늙은이. 원로. 구신(舊臣). 노인.
  • 상전[相傳] 대대(代代)로 서로 전(傳)함. 대대로 이어 서로 전함. 받아 전함.
  • 고로상전[古老相傳] 늙은이의 말에 의해 전(傳)하여 내려온다는 말이다.
  • 주모[誅茅] 주모는 띠 풀을 베어 터를 닦는 것. 또는 땅을 개간한다는 뜻이다. 초가를 엮어 살 집을 마련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 복거[卜居] 길흉을 점쳐 살 곳을 가려 정하는 것을 가리킨다. 두보(杜甫)의 시 기제강외초당(寄題江外草堂)에 “술 마시기 좋아하고 대와 바람 사랑하니, 사는 곳 반드시 산수 속을 골랐네.[嗜酒愛風竹 卜居必林泉]”라고 하였다.
  • 방불[髣髴] 방불(彷彿). 유사하다. 마치~인 것 같다. 비슷하다. 마치. 같이. 거의 비슷함. 흐릿하거나 어렴풋함. 무엇과 같다고 느끼게 함. 대강. 대충. 백거이(白居易)이의 시 달재낙천행(達哉樂天行)에 “우선은 남쪽에 있는 채전 십묘를 팔고, 다음에는 낙양의 밭 오묘를 팔고. 그런 뒤에 살고 있는 집까지 팔면, 대충 따져도 이삼 천 꿰미는 되겠지 싶다.[先賣南坊十畝園, 次賣東都五頃田. 然後兼賣所居宅, 髣髴獲緡二三千.]”라고 하였다.
  • 한선[寒蟬] 백로(白露) 이후 가을바람이 서늘할 때 우는 매미. 쓰르라미. 매미의 일종. 일반 매미보다 작고 청적색(靑赤色)임. 한장(寒螿). 한조(寒蜩).
  • 한선[寒蟬] 추운 가을날에 울지 못하는 매미를 말하는데, 흔히 말해야 할 때 말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이다. 후한서(後漢書) 권67 당고열전(黨錮列傳) 두밀(杜密)에 “유승(劉勝)은 지위가 대부(大夫)에 이르러 상빈(上賓)으로 예우를 받고 있지만 선(善)한 사람임을 알면서도 천거하지 않고 악(惡)한 것을 듣고서도 말하지 않아 실정을 숨기고 자신만을 아꼈으니, 마치 울지 않는 가을매미[寒蟬]와 같았다.”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 동동[童童] 우뚝우뚝 성한 모양. 나무 그늘이 드리우다. 나무에 가지가 없어 민숭민숭하다. 두려워 우물쭈물하다.
  • 흉억[胸臆] 가슴 속. 가슴속의 생각. 품고 있는 말. 품고 있는 생각. 마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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