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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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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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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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된 이론을 경청하지 마라

 

- 한비자 제50편 현학 [2] -

 

묵자가 치르는 장례에는 겨울에는 동복을 입어도 좋고, 여름에는 하복을 입어도 좋으며, 관은 오동나무를 쓰되 두께는 세 치, 복상기간은 삼 개월이었기 때문에, 세상 군주는 묵자는 검소해서 좋다고 하여 그를 예우한 바 있었다. 유자가 가산을 탕진하면서까지 초상을 치러 복상기간은 삼 년이며, 그동안 상주는 바짝 말라버렸고, 지팡이에 의지하지 않으면 걸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세상 군주는 그것을 효도라고 하여 예우한 바도 있었던 것이다.

만일 물자가 검소해서 좋다면 공자의 호화판은 나쁜 것이 될 것이며, 공자의 효도를 좋다고 한다면 반대로 묵자는 불효가 되어 나쁜 것이 될 것이다. 그런데 효도와 불효, 호화와 검소를 요즘 군주는 다같이 예우하고 있는 것이다.

칠조의 주의는 굴종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한눈을 팔지 않았으며, 자기 행실이 바르지 않으면 몸종과 같은 자에게도 양보를 하며, 자기 행실이 정당하면 제후라도 거침없이 책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을 세상 군주는 염직(廉直)하다고 예찬한다. 송영자의 주의는 싸우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원수에게 복수해서는 안되며, 감옥에 들어가 있어도 평안하다는 것이며, 모욕을 당해도 치욕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 군주는 그것을 관대하다고 예찬하였다. 도대체 칠조의 염직이 좋다면 송영자의 관대는 나쁜 것이 될 것이며, 송영자의 관대가 좋은 것이라면 칠조의 조폭(粗暴)은 나쁜 것이 된다. 관대와 염직, 관대와 조폭이 함께 그들에게 갖추어져 있는데도 군주는 양편을 평등하게 예우하고 있다.

우매하고 사람을 속이는 학문이나 모순된 이론을 가지고 서로 싸움질을 한 다음부터 군주는 어느 학설에나 귀를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아 천하의 인사의 이론에는 일정한 원리가 없고, 그 행위에는 표준이 없어졌다. 어름과 숯불을 같은 그릇에 오래도록 넣어 둘 수 없다면 추위와 더위는 동시에 엄습해 올 리도 없고, 복잡하고 모순된 학문은 양립하여 서로 싸우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세상의 군주가 복잡한 학문과 잘못된 행위와 서로 판이한 이론을 다같이 경청하고 있는 이상, 혼란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군주가 신하의 말을 채택하여 실천하는 일이 그처럼 무분별한 것이라면 백성을 다스릴 경우에도 또한 그와 같이 무분별할 것이다.

 

- 韓非子 第50篇 顯學 [2] -

墨者之葬也, 冬日冬服, 夏日夏服, 桐棺三寸, 服喪三月, 世主以爲儉而禮之. 儒者破家而葬, 服喪三年, 大毁扶杖, 世主以爲孝而禮之, 夫是墨子之儉, 將非孔子之侈也是孔子之孝, 將非墨子之戾也. 今孝···儉俱在儒·, 而上兼禮之. 漆雕之議, 不色撓, 不目逃, 行曲則違於臧獲, 行直則怒於諸侯, 世主以爲廉而禮之. 宋榮子之議, 設不鬪爭, 取不隨讐, 不羞囹圄, 見侮不辱, 世主以爲寬而禮之. 夫是漆雕之廉, 將非宋榮之恕也是宋榮之寬, 將非漆雕之暴也. 今寬···暴俱在二子, 人主兼而禮之. 自愚誣之學·雜反之辭爭, 而人主俱聽之, 故海內之士, 言無定術, 行無常議. 夫冰炭不同器而久, 寒暑不兼時而至, 雜反之學不兩立而治. 今兼聽雜學繆行同異之辭, 安得無亂乎? 聽行如此, 其於治人又必然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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