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적 마음을 고사시키고, 분요는 의지를 익사시킨다

 

채근담/청각본(건륭본)/수신(006)

 

분요는 뜻을 익사시키는 장이며,

고적은 마음을 고사시키는 터이다.

그러므로 공부하는 사람은

의당 현묵에 마음의 터를 잡아

나의 참모습을 편안히 하여야 하며,

또한 염유에 뜻을 맞추어

나의 원기를 길러야 한다.

 

紛擾固溺志之場, 而枯寂亦槁心之地.

분요고익지지장, 이고적역고심지지.

故學者當棲心玄默, 以寧吾眞體.

고학자당서심현묵, 이영오진체.

亦當適志恬愉, 以養吾圓機.

역당적지염유, 이양오원기.

 

<菜根譚/淸刻本(乾隆本)/修身(006)>

 


분요[紛擾] 어수선하고 소란스러움. 혼란. 혼란스럽다.

고적[枯寂] 단조롭고 지루하다. 무미건조하다. 적막하다. 메마르고 쓸쓸하다.

현묵[玄默] 도가(道家)의 청정무위(淸靜無爲)와 같은 뜻으로, 청정하여 조용히 침묵을 지키며 인위적으로 어떤 일을 조작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나라 양웅(揚雄)의 장양부(長楊賦)임금은 현묵으로 정신을 삼고 담박함으로 덕을 삼는다.[人君以玄默爲神 澹泊爲德]”는 말이 나온다. () 나라 문제(文帝)가 몸소 현묵을 닦아서 나라를 평화롭게 다스렸다 하는데, 현묵(玄黙)이란, 현묘(玄妙)한 도()를 묵묵히 생각하여 법령이나 군사를 너무 떠벌리지 않고 백성을 절로 교화되게 하는 것. , 말하지 않아도 그 덕에 감화되어 착하게 되는 도가적 이상 정치를 뜻한다. 죽은 듯이 침묵(沈默). 우아(優雅)하여 마구 말하지 아니함.

진체[眞體] 진정한 본체. 진체는 마음의 참된 본모습을 가리킨다.

염유[恬愉] 마음이 편안해서 기쁨. 편안히 누그러트림. 염담(恬淡)을 유쾌하게 느끼는 정서.

원기[圓機] 불교 선가(禪家)의 설법에 관한 용어(用語)로 원돈기근(圓頓機根)의 약칭이다. 즉 기봉(機鋒)이 원활(圓活)하다는 말이다. 원돈은 원만돈족(圓滿頓足)의 뜻으로 일순간 깨달음을 얻어 신속히 성불할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말하고, 기근은 교법(敎法)을 받을 근기(根機)와 교법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원기[圓機] 원만하여 어디에나 적용이 되는 기틀. 세상을 원만하게 여기며 이끄는 기틀. 혹은 외물로부터 속박을 받지 않은 본연의 기틀이나 원리를 뜻한다.

원기[圓機]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나오는 말인데, 도추(道樞)에 입각하여 펼쳐 내는 환중(環中)의 세계를 뜻하는 말로 이 세계의 선악 시비 등 상대적인 관계를 초월하여 외물(外物)에 구애받지 않고 소요(逍遙) 자적(自適)하는 경지를 말한다.


[譯文] 棲心元默 適志恬愉

紛亂騷擾固然是沉溺心志的場所, 而枯燥寂寞也是槁枯心氣的地方. 所以做學問的人寄托心志於沉靜, 用來安寧我的眞實本體, 也應當適應志趣恬淡愉快, 用來培養我的圓通機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