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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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飮酒二十首[其二十]음주20수20 / 천진함 찾는 이 드물어
- 陶淵明[도연명] -
羲農去我久[희농거아구] 복희 신농씨 떠난 지 오래이고
擧世少復眞[거세소복진] 세상에 천진함 찾는 이 드무네
汲汲魯中叟[급급노중수] 노나라 늙은이 골똘히 애를 써
彌縫使其淳[미봉사기순] 세상을 순박하게 만들려 했지
鳳鳥雖不至[봉조수부지] 봉새는 비록 이르지는 않았으나
禮樂暫得新[예악잠득신] 잠시나마 예악이 새로워졌었네
洙泗輟微響[수사철미향] 유가의 미약한 울림 그치고
漂流逮狂秦[표류체광진] 흘러 광포한 진나라에 이르니
詩書復何罪[시서부하죄] 시경 서경이 무슨 죄가 있다고
一朝成灰塵[일조성회진]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만들었나
區區諸老翁[구구제노옹] 복생 등 세심한 여러 노인네들
爲事誠殷勤[위사성은근] 복원함에 참으로 정성스러웠으나
如何絶世下[여하절세하] 어찌하여 뒷 세대에 끊어져버려
六籍無一親[육적무일친] 육경을 배우는 이 하나도 없나
終日馳車走[종일치거주] 종일토록 수레를 몰고 달려도
不見所問津[불견소문진] 나루터 묻는 이를 볼 수 없으니
若復不快飮[약부불쾌음] 이런데도 벌컥 마시지 않는다면
空負頭上巾[공부두상건] 헛되이 머리 위 갈건만 저버리리
但恨多謬誤[단한다류오] 오로지 그릇됨 많음이 한이거니
君當恕醉人[군당서취인] 그대는 취한 이를 이해해야 하리라
幷序병서 : 나는 한가롭게 살아 기뻐할 일이 적은데다 근래에는 밤마저 길어지는 차에, 우연찮게 좋은 술을 얻게 되어 저녁마다 술을 마시지 않은 적이 없다. 그림자를 돌아보며 홀로 잔을 비우고 홀연히 취하곤 하는데, 취한 후에는 언제나 시 몇 구를 적어 스스로 즐겼다. 붓으로 종이에 적은 것이 꽤 되어, 말에 조리도 두서도 없지만 애오라지 친구에게 쓰게 하여 이로써 즐거운 웃음거리로 삼고자 한다[余閒居寡歡, 兼比夜已長, 偶有名酒, 無夕不飮. 顧影獨盡, 忽焉復醉. 旣醉之後, 輒題數句自娛. 紙墨遂多, 辭無詮次, 聊命故人書之, 以爲歡笑爾.] <飮酒二十首 幷序>
❍ 도연명[陶淵明] 도잠(陶潛). 동진(東晉) 말기부터 남조(南朝) 송(宋:유송劉宋) 초기 사람이다. 시인이자 문학가로 청신하고 자연스러운 시문으로 시명을 얻었다. 강주(江州) 심양(尋陽) 시상(柴桑)에서 태어났다. 자는 원량(元亮)이다. 송(宋)나라에 와서 이름을 잠(潛)으로 바꾸었다. 일설에는 연명(淵明)이 그의 자(字)라고도 한다. 증조부 도간(陶侃)은 동진(東晉)의 개국공신으로 관직이 대사마에 이르렀으며, 조부 도무(陶茂)와 부친 도일(陶逸)도 태수를 지냈다. 29세 때에 벼슬길에 올라 주(州)의 좨주(祭酒)가 되었지만, 얼마 안 가서 사임하였다. 그 후 생활을 위하여 진군참군(鎭軍參軍)·건위참군(建衛參軍) 등의 관직을 역임하였다. 항상 전원생활을 동경한 그는 팽택현령(彭澤縣令)이 되었으나 80여 일 만에 벼슬을 버리고, 41세에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으며 전원으로 돌아와 문 앞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를 심고 스스로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칭하였다. 고향에 은거한 뒤에 다시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63세에 세상을 떴다. 그의 사후에 평소 그와 가깝게 지냈던 이들이 그에게 정절선생(靖節先生}이란 시호를 주어 불렀다. 양(梁)나라 종영(鍾嶸)의 시품(詩品)에 “고금의 은일시인 가운데 첫머리[古今隱逸詩人之宗]”라 평가했을 만큼 그의 시풍이 중국문학사에 남긴 영향이 매우 크다. 주요 작품으로 음주(飮酒)·귀원전거(歸園田居)·도화원기(桃花源記)·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귀거래사(歸去來辭) 등이 있다. 도연명이 직접 지은 만사는 고금사문유취(古今事文類聚)에 의만가사(擬挽歌辭)라는 제목으로 3수가 실려 있다.
❍ 천진[天眞] 세파(世波)에 젖지 않은 자연(自然) 그대로 참되고 꾸밈이 없음. 불생(不生) 불멸(不滅)의 참된 마음. 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자연 그대로 깨끗하고 순진함. 선천의 정기(精氣)인 신기(腎氣)를 이르는 말.
❍ 급급[汲汲] 골똘하게 한 가지 일에만 정신을 쏟음. 또는 한 가지 일에만 정신을 쏟아 골똘함. 급급하다. 절박하다. 다급하다. 긴박하다. 절실히 추구하다. 간절히 추구하다.
❍ 미봉[彌縫] 일의 빈 구석이나 잘못된 것을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주선하여 꾸며 대어 맞춤.
❍ 봉조[鳳鳥] 봉황(鳳凰). 상서(祥瑞)로운 상상(想像)의 새. 수컷을 봉(鳳)이라 하고 암컷을 황(凰)이라 하는 데, 덕이 높은 천자(天子)가 나면 나타난다 하며, 오동나무에 깃들이고 대 열매[竹實]를 먹으며 예천(禮川)을 마신다고 한다. 키가 대여섯 자나 되고 닭의 머리, 뱀의 목, 제비의 턱, 거북의 등, 물고기의 꼬리를 갖추었으며, 깃과 털은 오색(五色)이고 소리는 오음(五音)에 맞는다고 한다. 머리 무늬를 덕(德)이라 하고, 날개의 무늬를 순(順)이라 하며, 가슴의 무늬를 인(仁)이라 하며, 등의 무늬를 의(義)라고 하며, 이것이 나타나면 천하가 화평해 진다고 한다.
❍ 봉조부지[鳳鳥不至] 서경(書經) 군석(君奭)에 주공이 소공(召公)에게 “그대와 같은 구조의 덕을 하늘이 장차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봉황의 소리를 다시 듣지 못할 것이다[耉造德不降 我則鳴鳥不聞]”라고 하였고, 논어(論語) 자한(子罕)에 공자가 “봉황이 이르지 않고 황하에서 도판이 나오지 않으니 나도 이제 그만이로다[鳳鳥不至 河不出圖 吾已矣夫]”라고 하였다. 순(舜) 임금 때에는 봉황새가 조정(朝廷)에 모습을 나타냈고, 문왕(文王) 때에는 기산(岐山)에서 울었으며, 복희씨(伏羲氏) 때에는 황하(黃河)에서 용마(龍馬)가 그림을 지고 나와서 복희씨가 이것을 보고 팔괘도(八卦圖)를 그렸던바, 이들은 모두 성왕(聖王)의 상서이기 때문에 이른 말이다.
❍ 예악[禮樂] 예법(禮法)과 음악(音樂)으로 고대 제왕들의 이상적 문치주의(文治主義)의 핵심 내용을 말한다. 고대 중국인들은 예(禮)에 의해 사회 구성원들의 귀천을 구별하고, 악(樂)에 의해 인심을 감화하여 다양한 구성원들을 조화롭게 할 수 있다고 여겼다. 유가(儒家)의 문화는 예(禮)와 악(樂)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禮)는 예의(禮義) 혹은 예절(禮節)을 말하는 것이고 악(樂)은 음악이다. 유가에서는 예(禮)는 상하(上下)와 귀천(貴賤)의 신분과 등급 질서를 정해주고, 악(樂)은 위로는 임금에서부터 아래로는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을 화합하게 해준다고 하여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다. 유가들은 음악(音樂)이 조화와 화합은 물론 백성을 온순하게 교화하는 기능을 한다고 여겼기 때문에 특별히 중요시했다.
❍ 수사[洙泗] 수사(洙泗)는 노(魯)나라의 두 강 이름으로 수수(洙水)와 사수(泗水)를 말한다. 사수는 산동성(山東省) 곡부(曲阜) 곁을 서쪽으로 흐르는 강이고, 수수는 그 지류이다. 공자가 수수와 사수 사이에서 제자를 모아서 강학하였다. 공자와 유가(儒家)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예기(禮記) 단궁 상(檀弓上)에 “나와 그대가 수사에서 부자를 섬기었다가, 은퇴하여 서하 강가에서 늙어갔다[吾與女事夫子於洙泗之間 退而老於西河之上]”라고 하였다.
❍ 구구[區區] 제각기 다름. 떳떳하지 못하고 구차스러움. 잘고 용렬함. 작다. 사소하다. 보잘것없다. 시시하다. 얼마 되지 않다.
❍ 복생[伏生] 복승(伏勝). 복생은 한 문제(漢文帝) 때의 경학자인 복승(伏勝)을 말한다. 진 시황(秦始皇)이 서적을 불태운 후 상서(尙書)가 없어졌는데, 문제 때에 이르러 상서(尙書)를 소장한 사람을 구하였더니 복생이 그것을 소장하고는 있으나 나이가 90여 세나 되어 행보도 할 수 없었다. 그러자 조조(鼂錯)를 보내어 받아 오게 하였는데 모두 29편(篇)이었다. 한유(漢儒)들이 모아서 세상에 유포한 상서고문(尙書古文)에 대하여 이것을 상서금문(尙書今文)이라 한다. <史記 卷121 儒林列傳>
❍ 복승[伏勝] 복생(伏生). 산동성(山東省) 제남(濟南) 사람으로, 자는 자천(子賤)이며, 진(秦) 나라의 박사(博士)가 되었으므로 세상에서 복생(伏生)이라 칭했다. 전한 때 경학가로, 금문상서(今文尙書)의 보존·전수자이다. 진 시황이 분서(焚書)를 단행할 때 벽 속에 상서(尙書)를 숨겼다가 한(漢)나라 초기에 꺼냈는데, 수십 편을 잃어버리고 28편만 보존되었다. 이것을 당시 금문(今文)으로 기록하여 금문상서(今文尙書)라고 한다. 그러나 복승이 벽 속에 감춘 것이 아니라 스스로 외어 두고 있다가 그의 제자인 장생(張生)·구양생(歐陽生) 등이 전해들은 것을 기록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 은근[殷勤] 은근하다. 정성스럽다. 따스하고 빈틈없다. 성심성의를 다하다.
❍ 육적[六籍] 불가의 여섯 가지 경적을 말한다. 대반야경(大般若經)·금강경(金剛經)·유마힐경(維摩詰經)·능가경(楞伽經)·원각경(圓覺經)·능엄경(楞嚴經)이다.
❍ 육적[六籍] 육경(六經)과 같은 말로 유교에서 말하는 여섯 가지의 중요한 경전인 역경(易經)·시경(詩經)·서경(書經)·춘추(春秋)·예경(禮經)·악경(樂經)을 말하는데, 이 가운데, 예경(禮經)은 시대에 따라 주례(周禮) 가리키기도 하며, 악경(樂經)은 진(秦)나라 때 분서갱유(焚書坑儒)를 거치면서 없어졌다.
❍ 문진[問津] 나루터를 묻는다는 뜻으로, 전하여 학문의 길로 입문(入門)하는 것을 말한다. 논어(論語) 미자편(微子篇)에 “장저(長沮)·걸익(桀溺)이 나란히 밭을 갈고 있었는데, 공자가 지나가다가 자로(子路)를 시켜 나루터를 묻게[問津]하였다. 장저가 ‘수레 고삐를 잡은 이는 누구요?’하여, 자로가 ‘공구(孔丘)라고 합니다.’라고 하니, 장저가 ‘노나라 공구라는 사람이요?’라고 하여, 자로가 ‘맞습니다.’라고 하니, 장저가 ‘그는 나루터를 알 것이다.’라고 하였다. 다시 걸익에게 물으니 ‘당신은 누구요?’라고 하여, 자로가 ‘중유(仲由)라고 합니다.’라고 하니, ‘노나라 공자의 제자입니까?’라고 하여 그렇다고 하였다. 이에 걸익이 ‘천하의 도도한 물결이 다 그러한데 누가 바꾼단 말이오? 사람을 피해 다니는 선비를 따르기보다는 세상을 피해 사는 선비를 따르는 것이 나을 것이오.’라 하고 여전히 김을 매었다. 자로가 그 내용을 가지고 공자에게 고하니 공자가 서글픈 표정으로 말하기를 ‘조수(鳥獸)와는 함께 살 수 없는 법이다. 내가 이 백성들을 버리고 어디로 간단 말인가. 천하에 도가 있다면 내가 바꾸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長沮桀溺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 長沮曰. 夫執輿者爲誰. 子路曰. 爲孔丘. 曰. 是魯孔丘與. 曰. 是也. 曰. 是知津矣.. 問於桀溺. 桀溺曰. 子爲誰. 曰. 爲仲由. 曰. 是魯孔丘之徒與. 對曰. 然. 曰. 滔滔者天下皆是也. 而誰以易之. 且而與其從辟人之士也. 豈若從辟世之士哉. 耰而不輟. 子路行以告. 夫子憮然曰. 鳥獸不可與同群. 吾非斯人之徒與而誰與. 天下有道. 丘不與易也.]”라고 한 데서 온 말로, 남에게 미혹(迷惑)을 지시해 달라고 청구하는 뜻으로 쓴다.
❍ 문진자[問津者] 나루터를 묻는 사람이란 별천지(別天地)를 찾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진(晉)나라 때, 무릉(茂陵)의 어부가 어느 날 고기를 잡다가 갑자기 도화림(桃花林)을 만나게 되었다. 그곳에는 옛날 진(秦) 나라 때 피난 온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들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고 돌아왔다. 그 후, 그가 다시 그곳을 가 보려고 하였으나 길을 잃어 가지 못했다. 또 남양(南陽)의 유자기(劉子驥)도 그 말을 듣고 가 보려고 하였으나, 역시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음으로써 마침내 나루터를 묻는 사람[問津者]이 없게 되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陶淵明集 卷6 桃花源記>
❍ 갈건[葛巾] 갈포로 만든 두건으로, 처사(處士) 곧 은사(隱士)가 쓰는 것이다. 이백(李白)이 도잠(陶潛)을 묘사한 희증정율양(戱贈鄭溧陽) 시에 “도령은 날마다 취하여, 다섯 그루 버들에 봄이 온 것도 몰랐네. 소박한 거문고는 본래 줄이 없었고, 술을 거르는 덴 갈건을 사용했네. 맑은 바람 불어오는 북창 아래서, 스스로 희황상인이라 일컬었지. 그 언제나 율리에 가서, 평생의 친구를 한번 만나 볼거나[陶令日日醉 不知五柳春 素琴本無絃 漉酒用葛巾 淸風北窓下 自謂羲皇人 何時到栗里 一見平生親]”라고 하였다.
❍ 유오[謬誤] 그릇됨. 부주의로 인하여 생긴 잘못이나 허물. 부주의나 태만 따위에서 비롯된 잘못이나 허물. 오류.
❍ 당[當] 마땅하다. 의당 …여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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