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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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동한(東漢)의 경엄(耿엄)은 본디 글을 읽던 선비였다. 하루는 군마의 훈련모습을 보고는 군인이 되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유수(劉秀)가 군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즉시 붓을 버리고 군문에 들어가 후에 유수를 위해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된다.
한번은 유수의 명을 받들어 장보(張步)를 치러 갔다. 하지만 장보는 압도적인 군사력에다 정예병사를 나누어 요소요소에 진을 친 다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경엄의 진두지휘 아래 파죽지세로 쳐들어가서는 성 몇 개를 함락시켰다.
패전소식을 들은 장보는 너무도 뜻밖의 일이라 할 말을 잊었다. 그리고는 친히 정예부대를 인솔하여 나왔다. 양군은 또 다시 맞붙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엄이 큰 부상을 입었다. 벌떼처럼 날아든 화살을 맞아 두 다리에서는 피가 비오듯 흘러내렸다. 하지만 경엄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분전했다.
이 사실을 안 유수가 지원병을 이끌고 오게 되었다. 그 때 경엄의 한 부하가 말했다.
“장군님, 중과부적(衆寡不敵)인데다 군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잠시 후퇴했다가 상처부터 치료하고 또 대왕의 구원병을 기다려 다시 출병하는 것이 어떨까요?”
그러자 경엄은 상기된 빛으로 꾸짖듯이 말했다.
“무슨 소리냐. 우리가 소를 잡아 잔치상을 차린 다음 국왕을 성대하게 맞이해야 할 것이거늘 적을 섬멸치 못한 마당에 이 무슨 망언인가!”
그리고는 군사를 호령하여 장보와 맞붙은 결과 장보를 또 다시 대파하고 말았다. 얼마안가 유수가 도착했다. 유수가 승전을 축하하는 성대한 잔치를 벌이고 말하였다.
“옛날 한신(韓信)이 역하(歷下)를 함락시켜 한(漢)나라의 기초를 이룩하더니 오늘은 그대가 장보를 쳐서 천하를 평정하였다. 그대야말로 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의 모범을 보였다.”
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란 뜻을 가진 자는 마침내 일을 성취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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