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종이책전자책

 

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반응형

 

가을 하굣길

 

가을은

가을 하늘은

지지배 동무가 혼자 남아 치던

풍금 속에서 날아 나왔다.

열려진 창문으로 산들바람 불고

길게 그늘 드린 플라타너스

텅 빈 운동장은 하늘만큼 넓었다.

파란 하늘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벌러덩 잔디밭에 팔 베고 누우면

하늘은 한없이 깊기만 했었다.

집에 오는 사오리 자갈길에는

자유로이 피어난 코스모스, 들국화

잠자리 맴돌이도 자유로웠다.

누렇게 일렁이는 들 논에서

참새 쫓는 소리도 한가로웠다.

주인 빈 밭에서 고구마 캐어 먹고

놀다 가다 놀다가다

덜컹이는 달구지 따라 뛰어가면

발길에 부딪히는 자갈소리가

가방에 딸각이던 도시락 소리가

가을 하늘처럼 맑기만 했다.

 

- 안상길 -

  

반응형

'하늘구경 > 졸시[拙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렁이 각시  (0) 2013.09.22
비가 내리면  (0) 2013.09.22
굴레  (0) 2013.09.22
아스팔트의 국화  (0) 2013.09.22
가을바다  (0) 2013.09.17
명태  (0) 2013.09.16
바다  (0) 2013.09.16
가을 아침  (0) 2013.09.16
바램  (0) 2013.09.16
기러기  (0) 2013.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