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
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飮酒二十首[其二]음주20수2 / 선행을 쌓아도 굷어죽으니
- 陶淵明[도연명] -
積善云有報[적선운유보] 선행을 쌓으면 복 받는다 했건만
夷叔在西山[이숙재서산] 백이 숙제 수양산에 굶어 죽었네
善惡苟不應[선악구불응] 선악이 제대로 응보 되지 않는데
何事立空言[하사입공언] 무슨 일로 공연한 말만 내세웠나
九十行帶索[구십행대삭] 아흔 영계기 새끼 띠고 살았거늘
飢寒況當年[기한황당년] 하물며 이 나이에 이깟 기한이랴
不賴固窮節[불뢰고궁절] 곤궁에 꿋꿋한 절조 지키지 않고
百世當誰傳[백세당수전] 오랜 세월후에 누가 이름 전하랴
幷序병서 : 나는 한가롭게 살아 기뻐할 일이 적은데다 근래에는 밤마저 길어지는 차에, 우연찮게 좋은 술을 얻게 되어 저녁마다 술을 마시지 않은 적이 없다. 그림자를 돌아보며 홀로 잔을 비우고 홀연히 취하곤 하는데, 취한 후에는 언제나 시 몇 구를 적어 스스로 즐겼다. 붓으로 종이에 적은 것이 꽤 되어, 말에 조리도 두서도 없지만 애오라지 친구에게 쓰게 하여 이로써 즐거운 웃음거리로 삼고자 한다[余閒居寡歡, 兼比夜已長, 偶有名酒, 無夕不飮. 顧影獨盡, 忽焉復醉. 旣醉之後, 輒題數句自娛. 紙墨遂多, 辭無詮次, 聊命故人書之, 以爲歡笑爾.] <飮酒二十首 幷序>
❍ 적선유보[積善有報]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에 “하늘의 도는 달리 친함이 없이, 늘 선한 이와 함께 한다[天道無親, 常與善人.]”고 하였다. 주역(周易) 곤괘(坤卦) 문언(文言)에 “적선한 집안에는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다[積善之家 必有餘慶]”고 하였다.
❍ 응보[應報] 선악(善惡)의 행위에 응(應)해서 화(禍)와 복(福)의 갚음이 받게 되는 것. 선악의 인연(因緣)에 응(應)하여 화복(禍福)의 갚음을 받음. 선악(善惡)의 행적(行蹟)에 따라 화복(禍福)의 갚음을 받음.
❍ 서산[西山] 서산(西山)은 수양산(首陽山)을 말한다. 은(殷) 나라 말기 주 무왕(周武王)이 은(殷)나라 주왕(紂王)을 정벌하려 하자, 고죽군(孤竹君)의 두 아들인 백이(伯夷), 숙제(叔齊)가 무왕의 말고삐를 끌어당기며 간(諫)하기를 “아버지가 죽어 장례도 치르지 못했는데 전쟁을 벌이는 것이 효라 할 수 있습니까? 신하로서 임금을 시해하는 것이 인이라 할 수 있습니까?[父死不葬, 爰及干戈, 可謂孝乎? 以臣弑君, 可謂仁乎?]”라고 하였다. 좌우의 군사들이 두 사람을 죽이려 하자, 태공(太公) 여상(呂尙)이 “이 사람은 의인이다[此義人也.]”라고 하고, 부축해서 돌아가게 하였다. 무왕이 끝내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차지하자, 백이와 숙제는 의리상 주나라의 곡식을 먹을 수 없다 하여 수양산(首陽山)으로 들어가 은거하면서 노래를 지어 부르기를 “저 서산에 올라가서, 그 고사리를 캐놋다[登彼西山兮 採其薇矣]”하고, 고사리만 캐 먹다가 마침내 굶어 죽었다. <史記 卷61 伯夷列傳>
❍ 입언[立言] 후세에 전할 만한 모범되는 말과 글. 그 사람은 죽어도 없어지지 않고 남게 되는 세 가지 즉, 삼불후(三不朽)의 하나로, 후세에 영원히 전해질 교훈이 될 만한 말을 하거나 저술 또는 불후의 학설을 남긴다는 말이다. 춘추 시대 노(魯)나라 대부 숙손표(叔孫豹)가 진(晉)나라에 갔을 때에 범선자(范宣子)가 죽어도 썩지 않는 것을 묻자, 숙손표가 대답하기를 “가장 좋은 것은 덕을 세우는 것이고, 그 다음은 공을 세우는 것이고, 그 다음은 말을 세우는 것이다. 아무리 오래되어도 없어지지 않으니, 이를 일러 ‘영원히 썩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이다[大上有立德, 其次有立功, 其次有立言. 雖久不廢, 此之謂不朽.]”라고 하였다. <春秋左氏傳 襄公24年>
❍ 영계기[榮啓期] 영계기는 춘추 시대의 공자(孔子)와 동시대에 산 현인이다. 열자(列子) 제1편 천서(天瑞)에 “어느 날 공자가 노나라 태산에 유람하러 가다가, 영계기가 성읍의 들을 거닐며 사슴가죽으로 만든 옷에 새끼줄을 허리에 두르고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그에게 물었다. ‘선생께서 즐거워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영계기가 말하였다. ‘나의 즐거움은 아주 많습니다. 하늘이 낸 만물 중에 사람이 가장 귀한 존재인데 내가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이것이 첫째의 즐거움이고, 사람은 남녀를 차별하여 남자는 높이고 여자를 낮추는데 내가 남자로 태어났으니 이것이 두 번째 즐거움입니다. 또한 사람으로 태어나서 빛나는 해와 달을 보지도 못하고 강보에 싸여 죽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이미 올해 나이 구십이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세 번째 즐거움입니다. 가난하게 사는 것은 도를 닦는 선비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일이고, 죽음이란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종말입니다. 이제 나는 사람에게 당연히 닥치는 일에 처하여 내 명대로 살다가 죽게 되니 내가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 이에 공자가 ‘참으로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선생님이야말로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을 지닌 분이십니다.’라고 하였다[孔子遊於太山, 見榮啓期行乎郕之野, 鹿裘帶索, 鼓琴而歌. 孔子問曰: 先生所以樂, 何也?’ 對曰: 吾樂甚多. 天生萬物, 唯人爲貴. 而吾得爲人, 是一樂也. 男女之別, 男尊女卑, 故以男爲貴, 吾旣得爲男矣, 是二樂也. 人生有不見日月不免襁褓者, 吾旣已行年九十矣, 是三樂也. 貧者士之常也, 死者人之終也, 處常得終, 當何憂哉? 孔子曰: 善乎? 能自寬者也.]”는 영계기(榮啓期)와 공자(孔子)의 이야기가 나온다. 공자가어(孔子家語) 육본편(六本篇)에도 비슷한 내용이 전한다.
❍ 기한[飢寒] 배고픔과 추위. 의식(衣食)의 결핍(缺乏). 생활이 매우 가난하여 먹을 것이 부족해 배가 고프고, 잠잘 집과 입을 옷도 부족해서 추위를 막지 못할 정도로 어렵고 고달프다는 뜻이다.
❍ 고궁절[固窮節] 가난함 속에서도 절조를 굳건히 지킴. 가난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견디어 내는 군자의 절개.
❍ 고궁[固窮] 곤궁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뜻을 굳게 지키는 것을 말한다.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에 “군자는 아무리 빈궁해도 이를 편안히 여기면서 도의(道義)를 고수하지만, 소인은 빈궁하면 제멋대로 굴게 마련이다[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라고 하였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에 “사방을 경영할 장부의 뜻을 지녔거늘 어찌 고궁을 사양할 수 있으리오[丈夫四方志 安可辭固窮]”라는 구절이 있다. <杜少陵詩集 卷2 前出塞>
❍ 병서[幷序] 서문(序文). 병서(幷序)란 “서(序)를 아울러 쓴다”는 의미이다. ‘서(序)’란 한문 문체의 하나로, 발단과 끝맺음을 적은 글이다.
❍ 전차[詮次] 말이나 글에서 짜여 있는 조리나 순서.
❍ 조리[條理] 말이나 글 또는 일이나 행동에서 앞뒤가 들어맞고 체계가 서는 갈피.
'한시[漢詩]산책 > 한시 자적[自適]'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不出門불출문 / 문밖에 안 나가고 / 白居易백거이 (0) | 2013.10.16 |
---|---|
逍遙詠소요영 / 노닐며 읊다 / 白居易백거이 (0) | 2013.10.16 |
松齋自題송재자제 / 송재에서 / 白居易백거이 (0) | 2013.10.16 |
酌酒與裵迪작주여배적/배적에게 술을 권하며/王維왕유 (0) | 2013.10.11 |
凉州詞양주사/전쟁 나가 몇이 돌아왔나/王翰왕한 (0) | 2013.10.05 |
曲江2곡강2 / 인생 칠십 살기는 옛부터 드문 일 / 杜甫두보 (0) | 2013.08.30 |
月下獨酌四首[其三]월하독작4수3 / 함양성 비단 같은 봄날에 / 李白이백 (0) | 2013.08.18 |
將進酒장진주 / 장진주 / 李白이백 (0) | 2013.08.18 |
下終南山過斛斯山人宿置酒 / 종남산을 내려와 / 李白이백 (0) | 2013.08.18 |
自詠자영 / 하찮은 세상 일로 뜻을 망치랴 / 金炳淵김병연 (0) | 2013.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