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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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은주발에 소복한 하얀 눈
-[제13칙]은완성설 -
<수시>-----------------------------
구름이 큰 들판에 모이니 온 법계에 간직되지 않은 데 없고, 눈이 갈꽃을 덮으니 온통 흰빛이다. 차다고 하면 눈같이 차고, 작다고 하면 쌀가루같이 작으며, 깊고 깊어 눈으로 엿볼 수 없고, 은밀하고 은밀하여 마구니 외도가 헤아릴 수 없다. 하나를 보고 셋을 아는 자라면 그런대로 안심이 된다. 천하 사람들의 말문을 콱 막을 수 있는 한마디를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자 말해 보아라. 이 어떤 사람의 경지인가를...
<본칙>-----------------------------
어떤 스님이 파릉스님에게 물었다.
“제바종이란 무엇입니까?”
파릉스님이 말하였다.
“하얀 은주발에 소복히 담은 흰 눈.”
<송>-------------------------------
신개원의 노승 견식도 뛰어나지
하얀 은주발 속 소복한 흰 눈이라
구십육종 외도들은 스스로 알아야 하리
그래도 모른다면 하늘 가 달에나 물어 보아라
제바종 제바종
붉은 깃발 아래 끝없이 이는 맑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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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바종이란 삼론종을 가리킨다. 제바종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당시의 불교학승들에게 유행한 일체개공(一切皆空)을 주장한 삼론종에 대한 선적인 견해를 물은 것이라 할 수 있다.
-[第13則]銀椀盛雪 -
<垂示> 垂示云. 雲凝大野. 遍界不藏. 雪覆蘆花. 難分朕跡. 冷處冷如冰雪. 細處細如米末. 深深處佛眼難窺. 密密處魔外莫測. 擧一明三卽且止. 坐斷天下人舌頭. 作麽生道. 且道是什麽人分上事. 試擧看.
<本則> 擧. 僧問巴陵. 如何是提婆宗. 巴陵云. 銀碗裏盛雪.
<頌> 老新開端的別. 解道銀碗裏盛雪. 九十六箇應自知. 不知卻問天邊月. 提婆宗提婆宗. 赤旛之下起淸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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