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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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靑溪[청계] 청계를 지나며
- 王維[왕유] -
言入黃花川[언입황화천] 황화천에 들어갈 때에는
每逐靑溪水[매축청계수] 늘 청계의 물길을 따라가네
隨山將萬轉[수산장만전] 산굽이 따라 만 번은 돌지만
趣途無百里[취도무백리] 지름길로는 백리도 못되는 곳
聲喧亂石中[성훤난석중] 서덜 사이로 물소리 요란한데
色靜深松裏[색정심송리] 깊은 솔숲의 경색은 고요하네
漾漾泛菱荇[양양범능행] 물풀은 넘실대며 물에 떠있고
澄澄映葭葦[징징영가위] 갈대는 맑디맑게 물에 비치네
我心素已閒[아심소이한] 마음 소박하니 이미 한가롭고
淸川澹如此[청천담여차] 청계의 담담함도 이와 같으니
請留盤石上[청류반석상] 바램은 너럭바위 위에 머물며
垂釣將已矣[수조장이의] 낚시 드리우고 일생 마쳤으면
※ 이 시의 제목이 과청계수작(過淸溪水作)으로 되어 있는 곳도 있다.
❍ 왕유[王維] 성당(盛唐)의 대표적 시인. 개원(開元), 천보(天寶) 연간의 최고 시인이었다. 산서성(山西省) 기현인(祁縣人)으로 자(字)는 마힐(摩詰)이다. 서화와 음악에 모두 조예가 깊었다. 중국 자연시인의 대표로 꼽히며 남종화의 창시자로 불린다. 만년에 장안의 남쪽 남전현(藍田縣)에 있는 망천(輞川) 별장에 은거하며 역관역은(亦官亦隱)의 거사적 삶을 살았다. 그의 시는 명정청신(明淨淸新)하고 정미아치(精美雅致)하며 초속탈진(超俗脫塵)하다. 객관적이고 고요한 서경(敍景)뿐만 아니라 송별시·궁정시 분야에서도 뛰어났다. 이백(李白)·두보(杜甫)와 함께 당나라의 대시인이었고, 유마힐거사(維摩詰居士)로 칭하며 불교에 심취한 불교신자였기 때문에 시불(詩佛)이라고 일컬어진다. 벼슬이 상서우승(尙書右丞)에 이르렀을 때 죽었기 때문에 왕우승(王右丞)이라고도 불린다. 소식(蘇軾)은 당대(唐代) 산수전원시파(山水田園詩派)를 대표하는 그에 대해 “마힐의 시를 음미하다 보면 시 속에 그림이 있고, 마힐의 그림을 보다 보면 그림 속에 시가 있다[味摩詰之詩, 詩中有畫; 觀摩詰之畫, 畫中有詩.]”고 하였다. 산수시(山水詩)에서 큰 성취를 보여 맹호연(孟浩然)과 병칭하여 왕맹(王孟)이라 일컬어진다. 저서로 왕우승집(王右丞集) 10권이 있다. 구당서(舊唐書) 왕유전(王維傳)에 “왕유는 형제가 모두 부처를 받들었고, 언제나 채식을 했으며 매운 것과 육식을 하지 않았다. 만년에는 오랫동안 부정한 것을 멀리하고 살았으며 무늬나 색깔 있는 옷을 입지 않았다[維兄弟俱奉佛, 居常蔬食, 不茹葷血, 晩年長齋, 不衣紋彩.]”고 기록되어 있다.
❍ 청계[青溪]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면현(沔縣) 동쪽에 있다.
❍ 언[言] ‘言’은 뜻이 없는 발어사(發語詞)이다.
❍ 황화천[黃花川] 황화천(黃花川)은 내 이름으로,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봉현(鳳縣) 동북쪽 10리(里) 되는 황화진(黃花鎭) 부근에 있다. 통전(通典)에는 “봉주(鳳州) 황화현(黃花縣)에 황화천(黃花川)이 있다.”고 하였다.
❍ 취도[趣途] 趣(취)는 趨(추)와 같다. 취도(趣途)는 ‘길을 가다’라는 뜻이다.
❍ 서덜 : 돌서덜. 너덜겅. 너설. 냇가, 강가 등의 돌이 많은 곳. 생선의 살을 발라내고 난 나머지 부분. 뼈, 대가리, 껍질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 경색[景色] 산, 내, 들 따위의 자연의 모습. 경치(景致). 풍경(風景).
❍ 양양[漾漾] 물에 떠도는 모양. 물결이 출렁거리는 모양. 떠돌아다니는 모양. 흔들흔들 움직이는 모양. 개의치 않는 모양. 무관심한 모양.
❍ 능행[菱荇] 능(菱)과 행(荇)은 모두 물풀로 수생식물이다. 능(菱)은 능각(菱角)으로 마름(마름열매)를 이르고, 행(荇)은 행채(荇菜)로 노랑어리연꽃을 이른다.
❍ 징징[澄澄] 맑고 맑다. 티없이 맑다. 맑고 깨끗한 모양. 향상(向上)하는 모양.
❍ 가위[葭葦] 갈대를 이른다. 葭(가)는 막 자란 어린 것을, 葦(위)는 다 자란 갈대를 말한다.
❍ 담담[澹澹] 마음이 고요하고 물욕이 없는 모양. 고요하고 맑은 모양.
❍ 담담[澹澹] 넓고 아득한 모양. 물결이 넘실거리는 모양. 물결이 일렁이는 모양
❍ 장이의[將已矣] 장차 생(生)을 끝마치는 것으로, 종로(終老)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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