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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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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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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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함도 원한도 나타내지 마라

 

- 한비자 제39편 논난(4) [3] -

 

정백 장공은 고거미를 상대부로 임명하려고 하였다. 장공의 아들 소공은 고거미를 미워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대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소공이 즉위하자 고거미는 소공이 자기를 죽이지나 않을까 하여, 신묘의 날에 소공을 죽이고 그 아들 단을 옹립하였다. 식자는 이 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하였다.

소공은 미워할 만한 사람을 알고서 미워하였다.”

공자어가 말하였다.

고거미는 살해당할 것이다. 보복이 너무 지나쳤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공자어의 말은 불합리하다. 소공이 재난을 당한 것은 그가 미워하는 상대를 빨리 처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거미가 죽지 않았다는 것은 미워하는 상대에 대해서 확실한 보복을 했기 때문이다. 현명한 군주는 노여움을 나타내지 않는다. 노여움을 나타낸 채로 있으면 신하는 죄를 두려워하여 수작을 꾸미는 것이다. 그리하여 군주는 위태로워진다. 그래서 위공이 영대의 술잔치에서 저사의 무례함에 노여움을 표시한 채 벌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사가 반란을 일으켰고, 정나라 군주는 그 신하인 자공이 자라 요리를 먹었다 해서 노여움을 표시했을 뿐 벌하지 않고 있다가, 마침내는 자공에게 죽음을 당했던 것이다.

식자가 소공이 미워할 만한 자를 알고 미워했다고 말한 것은 철저하게 미워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와 같이 미워할 자를 알고 있으면서 벌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자기가 죽음을 당한 것이다. 그러므로 미워할 만한 자를 알고 미워했다는 것은 군주로서의 즉각적인 처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일러주고 있는 것이다.

군주 가운데는 재난을 발견할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결단력이 모자라는 사람이 있다. 소공은 고거미를 분명히 미워하고 있다는 태도를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죄를 그대로 두고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고거미는 소공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있다가 죽음을 두려워 한 나머지 요행을 바라고 반역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소공은 오히려 죽음을 당한 것이다. 이것은 소공이 미워하는 상대에 대한 보복이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미워하는 자를 철저히 보복한다는 것은 가벼운 죄에 중형을 과하는 것이다. 가벼운 죄에 중형을 과한다는 것은 중대한 재판으로서 그 괴로움은 처형의 이유가 부당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원망하는 자가 많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진나라의 여공이 국씨 세 사람을 멸망시킨 관계로 난씨와 중행씨가 반란을 일으켰고, 정나라 자도가 백훤을 살해했기 때문에 식정이 모반을 일으켰으며, 오왕이 자서를 죽였기 때문에 월왕 구천이 부차를 정벌하고 패업을 누린 적이 있었다. 그러므로 위후가 추방되고 정나라 영공이 죽음을 당한 것은 저사를 죽이지 않고 자공을 벌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노여움을 표시해서는 안 되는데 표시를 했고, 죽여서는 안 되는데 죽이려 했기 때문이다. 마땅히 죄 있는 자에 대해서 노여움을 표시하고 처벌하더라도 인심이 납득할 정도가 되면 비록 노여움을 표시했더라도 아무런 지장이 없었을 것이다.

대체로 군주가 즉위하기 전에 죄지은 자를 즉위 후에도 잊지 않고 그를 벌한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며, 제나라 호공이 멸망한 것도 그것이 원인이었다. 이와 같이 군주가 신하에게 그러한 일을 하게 되면 나중에 재화를 입게 된다. 더욱이 신하이면서 군주에 대해서 그러한 소행을 감행할 경우는 재론할 여지가 없다. 보복을 위한 형벌이 이미 부당함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멸망시킨다면 천하의 원수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죽음을 당해도 할 말이 없지 않은가.”

 

- 韓非子 第39篇 論難() [3] -

鄭伯將以高渠彌爲卿, 昭公惡之, 固諫不聽. 及昭公卽位, 懼其殺己, 辛卯, 弑昭公而立子亶也. 君子曰:「昭公知所惡矣.公子圉曰:「高伯其爲戮乎, 報惡已甚矣.

或曰公子圉之言也, 不亦反乎? 昭公之及於難者, 報惡晩也. 然則高伯之晩於死者, 報惡甚也. 明君不懸怒, 懸怒, 則臣罪輕擧以行計, 則人主危. 故靈臺之飮, 衛侯怒而不誅, 故褚師作難食黿之羹, 鄭君怒而不誅, 故子公殺君. 君子之擧 知所惡, 非甚之也, 知之若是其明也, 而不行誅焉, 以及於死. 知所惡, 以見其無權也. 人君非獨不足於見難而已, 或不足於斷制. 今昭公見惡稽罪而不誅, 使渠彌含憎懼死以徼幸, 故不免於殺, 是昭公之報惡不甚也.

或曰報惡甚者, 大誅報小罪. 大誅報小罪也者, 獄之至也. 獄之患, 故非在所以誅也, 以讎之衆也. 是以晉厲公滅三郤而欒·中行作難, 鄭子都殺伯咺而食鼎起禍, 吳王誅子胥而越句踐成霸. 則衛侯之逐, 鄭靈之弑, 不以褚師之不死而子公之不誅也, 以未可以怒而有怒之色, 未可誅而有誅之心. 怒之當罪, 而誅不逆人心, 雖懸奚害? 夫未立有罪, 卽位之後, 宿罪而誅, 齊胡之所以滅也. 君行之臣, 猶有後患, 况爲臣而行之君乎? 誅旣不當, 而以盡爲心, 是與天下爲讎也. 則雖爲戮, 不亦可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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