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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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인애와 탐욕은 같은 마음에 깃들지 않는다
- 한비자 제39편 논난(4) [2] -
노나라 양호는 3환(맹손, 숙손, 계손)을 공격하려고 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제나라로 도망하였다. 제나라 경공은 양호를 예우하였다. 그러나 포문자가 이렇게 충고하였다.
“그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양호는 계씨의 총애를 받았는데 그를 오히려 정벌하려 했습니다. 그 재화를 탐냈던 것입니다. 지금 군주께서는 계손씨 보다 부자이며, 제나라는 노나라보다 대국입니다. 그래서 양호는 군주님의 비위를 맞추며 모반을 획책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공은 이 말을 듣고 양호를 체포하였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부잣집을 보면 그 자식이 인정이 없다. 그것은 사람이란 것은 본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제나라 환공은 5패의 으뜸이었는데, 나라를 서로 독점하려고 형을 죽인 것은 군주가 되는 것이 이익이 많았기 때문이다. 군주와 신하 사이는 형제처럼 친밀하지도 않다. 더욱이 상대를 죽이고 대국을 지배하며 막대한 이익을 입수하게 된다면 신하는 누구나 양호처럼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매사는 남몰래 은밀하고 또 교묘하게 처리하면 성공하고, 아무렇게나 졸렬하게 하면 실패한다. 신하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은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하는 누구나 양호와 같은 엉큼한 마음이 있는데 군주가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은 그들이 남몰래 교묘하게 처신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양호의 탐욕은 천하에 유명하며, 더욱이 군주를 공격하는 방법도 거칠고 졸렬하다. 포문자는 경공에게 제나라의 음흉하고 교묘한 신하를 시비하지 않고, 일이 서투른 양호만을 책망하려고 했는데 이 포문자의 생각은 도리에 합당한 것이 아니다.
신하가 충성하느냐 충성하지 않느냐의 여부는 오직 군주의 방법 여하에 달려 있다. 군주가 명찰력이 있고 엄격하면 신하는 충성을 다할 것이며, 군주가 나약하며 미숙하면 신하들이 속이려 들 것이다. 남몰래 수작하는 것을 간파하는 능력을 명찰이라고 하며, 죄악을 용서하지 않음을 엄정이라고 한다. 제나라에 교묘하게 굴고 있는 신하가 있는 것을 모르고, 이미 노나라에서 있었던 반란을 들추어내어 양호를 책망하는 것은 참으로 미숙한 짓이 아닌가.”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인애(仁愛)와 탐욕은 같은 마음 속에 깃드는 법이 아니다. 이를테면 목이는 송나라 군주의 지위를 사퇴했으며, 초나라 상신은 부친을 살해하였고, 정나라 거질은 아우에게 나라를 주었으며, 노나라 환공은 형을 살해했고, 5패는 여러나라를 병합하였다. 그리고 5패의 으뜸이었던 환공을 표준으로 하여 모든 사람이 그렇게 된다고 하면, 마음이 올바르고 결백한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군주가 명찰력이 있고 엄정하다면, 신하들은 모두가 충성을 다할 것이다. 양호는 노나라에서 반란을 일으켜 성공하지 못하고 제나라로 도망해 왔는데, 제나라가 그를 처벌하지 않은 것은 반란을 일으킨 자를 도와준 셈이다. 군주가 명찰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양호를 벌하는 것이 자국의 반란을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간파했을 것이다. 「제후는 타국과 친밀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군주가 엄정하다면 노나라에 대해서도 양호의 죄는 묵인되지 않을 것이다. 죄 있는 자를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양호를 벌한다는 것은 신하들로 하여금 충성을 바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제나라에 숨어 있는 음흉하고 교묘한 신하를 모른 체하고, 양호와 같은 반역자를 처벌하지 않고, 아직 실현되지 않은 죄를 경계하며, 분명한 죄를 벌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이다. 노나라의 반란자를 벌하고, 간신들을 두렵게 하여야만 계손과 맹손과 숙손과의 친교를 맺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포문자의 생각이 어찌 잘못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 韓非子 第39篇 論難(四) [2] -
魯陽虎欲攻三桓, 不克而奔齊, 景公禮之. 鮑文子諫曰:「不可. 陽虎有寵於季氏而欲伐於季孫, 貪其富也. 今君富於季孫, 而齊大於魯, 陽虎所以盡詐也.」 景公乃囚陽虎.
或曰:千金之家, 其子不仁, 人之急利甚也. 桓公, 五伯之上也, 爭國而殺其兄, 其利大也. 臣主之間, 非兄弟之親也. 劫殺之功, 制萬乘而享大利, 則群臣孰非陽虎也? 事以微巧成以疏拙敗. 群臣之未起難也, 其備未具也. 群臣皆有陽虎之心, 而君上不知. 是微而巧也. 陽虎貪於天下, 以欲攻上, 是疏而拙也. 不使景公加誅於拙虎, 是鮑文子之說反也. 臣之忠詐, 在君所行也. 君明而嚴, 則群臣忠;君懦而闇, 則群臣詐. 知微之謂明, 無赦之謂嚴. 不知齊之巧臣而誅魯之成亂, 不亦妄乎?
或曰:仁貪不同心. 故公子目夷辭宋, 而楚商臣弑父;鄭去疾予弟, 而魯桓弑兄. 五伯兼幷, 而以桓律人, 則是皆無貞廉也. 且君明而嚴, 則群臣忠. 陽虎爲亂於魯, 不成而走, 入齊而不誅, 是承爲亂也. 君明則誅, 知陽虎之可以濟亂也, 此見微之情也. 語曰:「諸侯以國爲親.」 君嚴則陽虎之罪不可失, 此無赦之實也, 則誅陽虎, 所以使群臣忠也. 未知齊之巧臣, 而廢明亂之罰, 責於未然, 而不誅昭昭之罪, 此則妄矣. 今誅魯之罪亂以威群臣之有姦心者, 而可以得季·孟·叔孫之親, 鮑文之說, 何以爲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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