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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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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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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放言五首[其五]방언55 / 하루라도 누리라

 

- 白居易[백거이] -

 

泰山不要欺毫末[태산불요기호말] 태산은 작은 것도 업신여기지 않고

顔子無心羨老彭[안자무심선노팽] 안자는 노팽 장수 선망하지 않았네

松樹千年終是朽[송수천년종시후] 천년 사는 소나무도 결국은 썩으나

槿花一日自爲榮[근화일일자위영] 무궁화는 하루라도 스스로 누리나니

何須戀世常憂死[하수연세상우사] 삶에 연연하여 항상 죽음 근심 말고

亦莫嫌身漫厭生[역막혐신만염생] 몸과 삶을 함부로 싫어하지도 마시라

生去死來都是幻[생거사래도시환] 살고죽고 가고옴이 모두 헛것인 것을

幻人哀樂繫何情[환인애락계하정] 허깨비 애락을 어찌 정으로 매려하나

 

  幷序병서 : 원진(元稹)이 강릉(江陵)에 있을 때 방언(放言)이라는 장구 다섯 수를 지었다. 그 시운이 높고 시율은 격식을 갖추었으며, 시의는 예스러우나 시어는 참신하였다. 내가 매번 그 시를 읊을 때마다 그 맛을 깊이 음미했다. 비록 선배들 중에 시에 깊이 있는 자가 있었지만, 원진의 이런 시는 없었는데, 그나마 이기(李頎)濟水至淸河自濁, 周公大聖接輿狂.”이라는 시구만이 그에 가까웠다. 내가 심양의 보좌로 출임함에 아직 임지에 이르지 않았고 배 위에서도 한가했기에 강물 위에서 홀로 읊어 다섯 수를 엮어 원진의 뜻을 잇고자할 따름이다[元九在江陵時, 有放言長句詩五首, 韻高而體律, 意古而詞新. 予每詠之, 甚覺有味, 雖前輩深於詩者, 未有此作. 唯李頎有云: “濟水至淸河自濁, 周公大聖接輿狂.” 斯句近之矣. 予出佐潯陽, 未屆所任, 舟中多暇, 江上獨吟, 因綴五篇以續其意耳.] <放言 五首 幷序>

 


원구[元九] ()씨 집안의 아홉 번째 아들, 곧 원진(元稹).

방언[放言] 거리낌이 없이 함부로 말함. 또는 그 말. 나오는 대로 말함. 세상일을 이야기하지 않다. 거침없이 말함. 나오는 대로 무책임하게 지껄이는 말.

불요[不要] 필요하지 아니함. 쓸데없음. 하지 마라. 해서는 안 된다. 받지 않다. 갖지 않다. 요구하지 않다.

호말[毫末] 털 끝. 털끝만한 작은 일 또는, 적은 양(). 극히 적은 분량. 아주 미세한 양. 지극히 미세한 것. 아주 자그마한 것.

안자[顔子] 안회(顔回)를 높여 이르는 말. 공자의 수제자. 가난을 괴롭게 여기지 않았고 무슨 일에도 성내지 않았으며 잘못은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았다 함. 29세에 백발이 되었고 32세에 사망했음.

노팽[老彭] 노팽(老彭)은 곧 8백세를 살았다는 팽조(彭祖), 이름은 전경(籛鏗)이라 한다. 일설에는 노담(老聃)과 팽조(彭祖)의 병칭이라고 하는데, 모두 장수했다고 한다.

근화[槿花] 아욱과()에 속한 낙엽 활엽 관목인 무궁화의 꽃.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때 지므로 덧없음에 비유됨.

연세[戀世] 세상 내지 삶에 대한 애착.

애락[哀樂] 슬픔과 즐거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

환인[幻人] 환상의 사람. 허깨비 같은 사람. 요술쟁이. 마술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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