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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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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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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飮酒二十首[其三]음주203 / 백넌도 못하는 인생

 

- 陶淵明[도연명] -

 

道喪向千載[도상향천재] 도를 잃은 지 천년이 되어 가니

人人惜其情[인인석기정] 사람들은 저마다 정취를 아끼네

有酒不肯飮[유주불긍음] 술이 있어도 즐겨 마시지 않고

但顧世間名[단고세간명] 세간의 명리만 돌아볼 뿐이라네

所以貴我身[소이귀아신] 내 몸을 귀하게 하려는 까닭이

豈不在一生[기부재일생] 어찌 한평생에 있지 않겠는가만

一生復能幾[일생부능기] 한평생이 기껏해야 얼마나 되나

倏如流電驚[숙여류전경] 번갯불 번쩍이듯 빠르게 간다네

鼎鼎百年內[정정백년내] 느리게 잡아봐야 백년 안쪽인데

持此欲何成[지차욕하성] 이를 가지고 무엇을 이루려는가

 

幷序병서 : 나는 한가롭게 살아 기뻐할 일이 적은데다 근래에는 밤마저 길어지는 차에, 우연찮게 좋은 술을 얻게 되어 저녁마다 술을 마시지 않은 적이 없다. 그림자를 돌아보며 홀로 잔을 비우고 홀연히 취하곤 하는데, 취한 후에는 언제나 시 몇 구를 적어 스스로 즐겼다. 붓으로 종이에 적은 것이 꽤 되어, 말에 조리도 두서도 없지만 애오라지 친구에게 쓰게 하여 이로써 즐거운 웃음거리로 삼고자 한다[余閒居寡歡, 兼比夜已長, 偶有名酒, 無夕不飮. 顧影獨盡, 忽焉復醉. 旣醉之後, 輒題數句自娛. 紙墨遂多, 辭無詮次, 聊命故人書之, 以爲歡笑爾.] <飮酒二十首 幷序>

 


도연명[陶淵明] 도잠(陶潛). 동진(東晉) 말기부터 남조(南朝) (:유송劉宋) 초기 사람이다. 시인이자 문학가로 청신하고 자연스러운 시문으로 시명을 얻었다. 강주(江州) 심양(尋陽) 시상(柴桑)에서 태어났다. 자는 원량(元亮)이다. ()나라에 와서 이름을 잠()으로 바꾸었다. 일설에는 연명(淵明)이 그의 자()라고도 한다. 증조부 도간(陶侃)은 동진(東晉)의 개국공신으로 관직이 대사마에 이르렀으며, 조부 도무(陶茂)와 부친 도일(陶逸)도 태수를 지냈다. 29세 때에 벼슬길에 올라 주()의 좨주(祭酒)가 되었지만, 얼마 안 가서 사임하였다. 그 후 생활을 위하여 진군참군(鎭軍參軍건위참군(建衛參軍) 등의 관직을 역임하였다. 항상 전원생활을 동경한 그는 팽택현령(彭澤縣令)이 되었으나 80여 일 만에 벼슬을 버리고, 41세에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으며 전원으로 돌아와 문 앞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를 심고 스스로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칭하였다. 고향에 은거한 뒤에 다시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63세에 세상을 떴다. 그의 사후에 평소 그와 가깝게 지냈던 이들이 그에게 정절선생(靖節先生}이란 시호를 주어 불렀다. ()나라 종영(鍾嶸)의 시품(詩品)고금의 은일시인 가운데 첫머리[古今隱逸詩人之宗]”라 평가했을 만큼 그의 시풍이 중국문학사에 남긴 영향이 매우 크다. 주요 작품으로 음주(飮酒귀원전거(歸園田居도화원기(桃花源記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귀거래사(歸去來辭) 등이 있다. 도연명이 직접 지은 만사는 고금사문유취(古今事文類聚)에 의만가사(擬挽歌辭)라는 제목으로 3수가 실려 있다.

천재[千載] 천 년의 세월. 백 년의 열 갑절. 썩 오랜 세월.

정취[情趣] 심미에 바탕을 둔 정서적 흥취. 정조(情調)와 흥취(興趣).

흥취[興趣] 흥과 취미를 아울러 이르는 말.

불긍[不肯] 즐기어 하지 아니함. 요구(要求) 따위를 즐기어 듣지 아니함. 원하지 않다. 하려 하지 않다.

세간[世間]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 또는 사회적 활동을 하는 영역. 유정(有情)의 중생(衆生)이 서로 의지(依支)하며 살아가는 세상(世上). 불교에서 말하는 시간과 공간에 의해 한정지어진 불교의 세계관. 세는 시간, 간은 공간을 의미한다.

세간명[世間名] 세간의 평판.

명리[名利] 명예와 이익을 아울러 이르는 말. 세상에서 얻은 명성과 이득.

소이[所以] 까닭.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條件). 어떤 일을 하게 된 이유. 그래서. 그러므로. 그런 까닭에. 때문에. 한 이유는.

부재[不在] 그곳에 있지 아니함. 자리에 없음. () 있지 않다. (어떠한 범위나 상태에) 처하지 않다.

기회[機會] 어떠한 일이나 행동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나 경우. 겨를이나 짬.

유전[流電] 번갯불. 번개가 칠 때 번쩍이는 빛. 李白(이백)의 시 대주행(對酒行)덧없는 인생 번개같이 빨라서, 눈 깜박할 사이에 광채가 변한다네[浮生速流電 倏忽變光彩]”라고 하였다.

정정[鼎鼎] 성대하다.

정정[鼎鼎] 세월이 빠른 모양. 형용사로 세월이 빨리 흘러감을 이른다. 육유(陸游)의 우야유회(雨夜有懷)빨리 가는 백년이 번개 같이 빠르구나[鼎鼎百年如電速]”라고 하였다.

정정[鼎鼎] 행동이 느린 모양. 몸가짐이 단정하지 못한 모양. 예기(禮記) 단궁상(檀弓上)상사(喪事)에 너무 빠르게 서둘러 소란스러우면 상스럽고, 길사(吉事)에 너무 느리게 하면 소인이니라[騷騷爾則野 鼎鼎爾則小人]”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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