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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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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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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放言五首[其四]방언54 / 해골이 된 후에는

 

- 白居易[백거이] -

 

誰家第宅成還破[수가제댁성환파] 어느 가문이 저택을 지었다 부수고

何處親賓哭復歌[하처친빈곡부가] 어느 곳의 친빈이 곡하다 노래하랴

昨日屋頭堪炙手[작일옥두감자수] 어제는 권세가 손 델 듯이 뜨겁더니

今朝門外好張羅[금조문외호장라] 오늘은 대문밖에 그물 치기 좋아라

北邙未省留[북망미성류] 북망산에 노는 땅 아직 보지 못했고

東海何曾有[동해하증유] 동해에 여태껏 일정한 파도 없었네

莫笑賤貧誇富貴[막소천빈과부귀] 천빈을 웃지 말고 부귀 자랑마시라

共成枯骨兩如何[공성고골양여하] 모두 해골 된 후 그 둘이 어떠한가

 

  幷序병서 : 원진(元稹)이 강릉(江陵)에 있을 때 방언(放言)이라는 장구 다섯 수를 지었다. 그 시운이 높고 시율은 격식을 갖추었으며, 시의는 예스러우나 시어는 참신하였다. 내가 매번 그 시를 읊을 때마다 그 맛을 깊이 음미했다. 비록 선배들 중에 시에 깊이 있는 자가 있었지만, 원진의 이런 시는 없었는데, 그나마 이기(李頎)濟水至淸河自濁, 周公大聖接輿狂.”이라는 시구만이 그에 가까웠다. 내가 심양의 보좌로 출임함에 아직 임지에 이르지 않았고 배 위에서도 한가했기에 강물 위에서 홀로 읊어 다섯 수를 엮어 원진의 뜻을 잇고자할 따름이다[元九在江陵時, 有放言長句詩五首, 韻高而體律, 意古而詞新. 予每詠之, 甚覺有味, 雖前輩深於詩者, 未有此作. 唯李頎有云: “濟水至淸河自濁, 周公大聖接輿狂.” 斯句近之矣. 予出佐潯陽, 未屆所任, 舟中多暇, 江上獨吟, 因綴五篇以續其意耳.] <放言 五首 幷序>

 


원구[元九] ()씨 집안의 아홉 번째 아들, 곧 원진(元稹).

방언[放言] 거리낌이 없이 함부로 말함. 또는 그 말. 나오는 대로 말함. 세상일을 이야기하지 않다. 거침없이 말함. 나오는 대로 무책임하게 지껄이는 말.

친빈[親賓] 망인(亡人)과 가장 가까운 타성(他姓)인 사람 즉 사위.

친빈[親賓] 친빈(親賓)이란 상()을 당하면 상주(喪主)들은 경황이 없어서 사리 분별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대비해서 구제복(具祭服)을 입혀 빈소(殯所)에 서게 하는 사람을 말한다. 외간상(外間喪) 즉 남상(男喪)일 경우에는 맏조카(장조카)가 친빈(親賓)이 되고, 내간상(內間喪) 즉 여상(女喪)일 경우에는 고인의 친정 맏조카가 친빈(親賓)이 된다.

구제복[具祭服] 구제복(具祭服)이란 남자 상주가 입는 상복으로 삼베옷과 굴건(屈巾), 수질(-머리띠)과 요질(-허리띠), 행전 등을 모두 갖춘 제복(祭服)을 말한다.

자수[炙手] 가까이 가면 손이 덴다는 말로, 권세가 대단함을 비유한 것이다. ()나라 두보(杜甫)의 여인행(麗人行)손 델 만큼 뜨거운 권세 비길 데 없으니, 조심하여 승상의 노여움에 가까이 가지 말라[炙手可熱勢絶倫 愼莫近前丞相嗔]” 하였다.

옥두[屋頭] . 방안. 실내. 집 머리. 지붕머리. 지붕 위.

미성[未省] 아직 모르다. 미처 알지 못하다.

하증[何曾] 언제 한 적이 있었느냐.

제택[第宅] . 살림집. 살림집과 정자를 통틀어 이르는 말. 살림집과 정자(亭子)의 총칭.

고골[枯骨] 해골. 백골. 죽은 뒤 살이 썩어 없어진 시체의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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