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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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천명과 인력
- 열자;제6편 역명[1]-
인력(人力)이 천명(天命)에게 말했다.
“자네가 이 세상에 이바지한 공이 어찌 나만 하겠나.”
천명이 대답했다.
“자네가 이 세상 물건에 무슨 공헌을 했다고 나와 비교를 하는 것인가.”
인력이 말했다.
“사람의 목숨이 길고 또 짧은 것과 잘 살고 못 사는 것과 벼슬을 해서 지위가 높고 벼슬을 못해서 천하게 사는 것과 없어서 가난하게 살고 돈이 많아서 부유하게 사는 것이 다 나의 힘으로 하는 것이다.”
천명이 말했다.
“그렇지 않다. 옛날 팽조의 지혜는 요순 보다 못했지만 팔백 세나 살았고, 공자의 제자 안연의 재주는 보통사람보다 뛰어났지만 겨우 사십팔 세 밖에 못 살았고, 공자의 도덕은 모든 제후들보다 탁월했지만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란을 당하였고, 은나라 주왕의 행실은 세 사람의 인인(仁人)이라고 하는 기자, 미자, 비간보다 못 했지만 임금자리에 앉았었고, 계찰이라는 사람은 오나라에서 현인으로 알려졌지만 벼슬을 하지 못했고, 전항이란 사람은 제나라에서 방자한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제나라를 횡령했고, 백이와 숙제는 현인으로 알려졌지만 수양산에서 굶어죽었고, 노나라의 계씨라는 사람은 임금의 친척으로 아주 방자했지만 청렴결백한 전금 보다 부자로 살았다. 만일 이런 것이 다 자네의 힘 때문이라면 어째서 어떤 사람은 오래 살게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빨리 죽게 하며, 성인은 궁하게 살게 하고 또 역적은 잘 살게 하며, 어진 이는 천하게 여기고 어리석은 이를 귀하게 여기며, 선한 사람을 가난하게 살게 하고 악한 사람을 부자로 살게 하는 것인가.”
인력이 말했다.
“만일 자네의 말과 같이 내가 본래 모든 물건에 공헌한 것이 아주 없다면 어떻게 물건들이 이렇게 저절로 있을 수 있겠는가? 문제는 자네가 제재하기 때문이다.”
천명이 말했다.
“이미 모든 것이 천명인데 어떻게 그것을 제재하겠는가. 나는 곧은 물건은 곧은 대로 두고 굽은 물건은 굽은 대로 둔다. 그리하여 스스로 오래 살고, 스스로 빨리 죽고, 스스로 못살고, 스스로 잘 살고, 스스로 귀해지고, 스스로 천해지고, 스스로 부자로 살고, 스스로 가난하게 사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 列子;第6篇 力命[1]-
力謂命曰:「若之功奚若我哉?」 命曰:「汝奚功於物, 而物欲比朕?」 力曰:「壽夭‧窮達‧貴賤‧貧富, 我力之所能也.」 命曰:「彭祖之智不出堯‧舜之上, 而壽八百; 顔淵之才不出衆人之下, 而壽四八. 仲尼之德. 不出諸侯之下, 而困於陳, 蔡; 殷紂之行, 不出三仁之上, 而居君位. 季札無爵於吳, 田恆專有齊國. 夷‧齊餓於首陽, 季氏富於展禽. 若是汝力之所能, 奈何壽彼而夭此, 窮聖而達逆, 賤賢而貴愚, 貧善而富惡邪?」 力曰:「若如若言, 我固無功於物, 而物若此邪, 此則若之所制邪?」 命曰:「旣謂之命, 奈何有制之者邪? 朕直而推之, 曲而任之. 自壽自夭, 自窮自達, 自貴自賤, 自富自貧, 朕豈能識之哉? 朕豈能識之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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