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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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이의 심장을 뚫는 활솜씨[貫蝨之心관슬지심]
- 열자;제5편 탕문[17]-
감승은 활을 잘 쏘는 사람이었다. 활을 겨누기만 해도 짐승들은 무서워 땅에 엎드려버리고 새들은 공중에서 내려왔다.
비위라는 그의 제자가 활쏘기를 배워 궁술이 스승보다 앞섰다. 또 기창이라는 사람은 비위에게 활쏘기를 배우려고 찾아왔다. 비위가 그에게 말했다.
“자네는 궁술을 배우기 전에 먼저 눈을 깜빡거리지 않는 것부터 배워야 하네.”
기창은 이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가서 자기 아내가 비단을 짜는 베틀 다리 아래 누워서 눈으로 북이 왔다갔다하는 것을 보고 있은 지 2년 후에는 비록 송곳 끝으로 눈을 찌르려 해도 눈을 깜박거리지 않게 되었다. 기창이 다시 비위를 찾아가서 말하였다.
“이만하면 되겠습니까?”
비위가 말하였다.
“아직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다음에는 보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면 작은 물건을 크게 보고, 희미한 물건을 또렷이 봐야 한다. 그런 다음에 다시 오너라.”
이 말은 들은 기창은 가는 털 오라기로 이를 한 마리 잡아매어 창문에 달아놓고 남쪽으로 향하여 앉아 매일 바라보고 있었다. 열흘 후부터는 이가 차츰 크게 보였고, 삼 년 후에는 그것이 수레바퀴만큼 크게 보였고, 그 밖의 다른 물건들은 다 큰 언덕이나 높은 산 같이 보였다. 이렇게 시력이 강해지자 기창은 연나라에서 생산되는 뿔로 만든 활과 북쪽 나라에서 나는 유명한 봉이라는 화살을 구하여 그 창문에 매달아 놓았던 이를 단번에 쏘아 그 심장을 꿰뚫었다. 그러나 그 매달린 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 뒤에 기창은 또 다시 비위를 찾아가서 말했다.
“자 이제 이만하면 되었습니까?”
비위는 너무 기뻐 손으로 가슴을 어루만지며 말하였다.
“자네는 과연 나의 궁술을 체득하였구나.”
그러나 기창은 스승의 궁술을 다 배운 다음에 「이제 나를 대적할 사람은 오직 나의 스승 비위 한 사람 뿐이다. 나의 스승을 처치해 버리면 나는 천하에서 첫째가는 궁술가가 될 것이다」 라고 좋지 못한 생각을 하였다.
그런 후 며칠 뒤 그 두 사람은 넓은 들판에서 서로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은 마침내 활로 교전을 하게 되었다. 비위는 뜻밖에도 자기의 제자 기창이 자기를 해치려는 것을 보고 같이 활을 들고 겨눴다. 두 사람이 동시에 양쪽에서 화살을 쏘았다. 두 사람이 서로 쏜 화살은 공중에서 서로 부딪쳐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땅에서는 먼지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비위는 더 쏠 화살이 없었다. 기창이 이어 비위를 향하여 화살을 쏘아 보냈다. 비위는 재빨리 바닥에서 바늘같이 가는 가시 하나를 주어 가지고 화살을 막았다. 아까 화살과 화살이 서로 부딪혀 떨어질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자 두 사람은 서로 살해하려던 마음을 후회하였다. 서로 활을 내던지고 울어버렸다. 그리고는 서로 길바닥에 엎디어 부자의 의를 맺기로 했다. 서로 팔을 찔러 피를 내어 서약을 했다. 그리고 자기네 두 사람의 궁술을 남에게 알려 주지 않기로 했다.
- 列子;第5篇 湯問[17]-
甘蠅, 古之善射者, 각弓而獸伏鳥下. 弟子名飛衛, 學射於甘蠅, 而巧過其師. 紀昌者, 又學射於飛衛. 飛衛曰:「爾先學不瞬, 而後可言射矣.」 紀昌歸, 偃臥其妻之機下, 以目承牽挺. 二年之後, 雖錐末倒眥而不瞬也. 以告飛衛. 飛衛曰:「未也, 亞學視而後可. 視小如大, 視微如著, 而後告我.」 昌以모懸蝨於牖. 南面而望之. 旬日之閒, 浸大也; 三年之後, 如車輪焉. 以睹余物, 皆丘山也. 乃以燕角之弧, 朔蓬之簳, 射之, 貫蝨之心, 而懸不絶. 以告飛衛. 飛衛高蹈拊膺曰:「汝得之矣!「紀昌旣盡衛之術, 計天下之敵己者一人而已, 乃謀殺飛衛. 相遇於野, 二人交射; 中路端鋒相觸, 而墜於地, 而塵不揚. 飛衛之矢先窮. 紀昌遺一矢, 旣發, 飛衛以棘刺之矢扞之, 而無差焉. 於是二子泣而投弓, 相拜於途, 請爲父子. 剋臂以誓, 不得告術於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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