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길 시집 - 저 너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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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다 저 너머에 있고 소중한 것은 다 저 너머로 가네 애써 또 다른 저 너머를 그리다 누구나 가고 마는 저 너머 가네 |
변증법적 설득법
- 열자;제2편 황제[21]-
혜앙이 송나라 강왕을 만났다. 강왕이 발소리를 내고 비웃으며 헛기침을 하면서 소리쳐 말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용감하고 힘이 있는 것입니다. 인의를 주장하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손님은 무엇으로 나를 가르치려 하십니까?”
혜앙이 말하였다.
“저에게 좋은 방법이 한 가지 있습니다. 한 사람을 용기가 있게 하되 그를 찔러도 칼이 들어가지 않고, 힘이 있게 하되 쳐도 맞지 않게 합니다. 임금님께서는 이런 것을 원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강왕이 말하였다.
“그것 참 좋습니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입니다.”
혜앙이 말하였다.
“대체로 찔러도 들어가지 않고, 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은 그렇게 좋은 것이 못됩니다. 그 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한 사람을 용기가 있게 하되 다른 사람이 감히 찌르지도 못하게 하고, 힘이 있게 하되 다른 사람이 감히 치지 못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감히 찌르거나 치려고 하는 생각부터 가지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제게는 또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본래 나에 대하여 찌르거나 치려고 하는 생각을 가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생각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내게 처음부터 이익을 좋아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게 또 하나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온천하의 모든 사나이와 여자들로 하여금 모두 이익을 좋아하는 욕망을 충족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용감하고 힘이 있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경대부와 선비와 백성의 네 계급 위에 있는 것입니다. 임금님께서는 홀로 그런 것을 원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강왕이 말하였다.
“그것이 내가 해보려던 것입니다.”
혜앙이 말하였다.
“공자와 묵자 같은 사람들이 그런 사람입니다. 공자와 묵자는 땅이 없으면서도 임금의 임금노릇을 하였고, 벼슬이 없으면서도 높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천하의 모든 남자와 여자들이 목을 늘이고 발뒤꿈치를 들고서 그들을 편안케 하고 이롭게 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임금님께서는 한 나라의 임금이십니다. 정말로 그들처럼 될 생각이 있으시면 사방 국경 안에 있는 백성들이 모두 그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자나 묵자보다 훨씬 나을 것입니다.”
강왕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고, 혜앙은 빨리 자리를 떠나 버렸다. 강왕이 좌우 신하를 둘러보며 말하였다.
“그 사람은 과연 변론가이다. 공자와 묵자를 싫어하는 나를 설복시키고 말았다.”
- 列子;第2篇 黃帝[21]-
惠盎見宋康王. 康王蹀足謦欬疾言曰:「寡人之所說者, 勇有力也, 不說爲仁義者也. 客將何以敎寡人?」惠盎對曰:「臣有道於此, 使人雖勇, 刺之不入; 雖有力, 擊之弗中. 大王獨無意邪?」宋王曰:「善, 此寡人之所欲聞也.」惠盎曰:「夫刺之不入, 擊之不中, 此猶辱也. 臣有道於此, 使人雖有勇弗敢刺; 雖有力弗敢擊. 夫弗敢, 非無其志也. 臣有道於此, 使人本無其志也. 夫無其志也, 未有愛利之心也. 臣有道於此, 使天下丈夫女子, 莫不驩然皆欲愛利之. 此其賢於勇有力也, 四累之上也. 大王獨無意邪?」宋王曰:「此寡人之所欲得也.」惠盎對曰:「孔‧墨是已. 孔丘‧墨翟, 無地而爲君, 無官而爲長; 天下丈夫女子, 莫不延頸擧踵而願安利之. 今大王, 萬乘之主也, 誠有其志, 則四竟之內, 皆得其利矣. 其賢於孔‧墨也遠矣.」宋王無以應. 惠盎趨而出. 宋王謂左右曰:「辯矣, 客之以說服寡人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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